코코로치란? 바선생이라고 하는 그 생물체를 가리킨다.
한동안 집에 작은 코코로치가 나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엄마말로는 이사할 때 에어컨 설치 기사님이 가져온
이불 같은 멍석에서 바퀴벌레가 퍼진 것 같다며 추측만 난무한 원망을 하곤 하셨다.
큰 코코로치는 없지만 어쩌면 작은 코코로치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어미가 무수히 많은 새끼를 치고 살아남은 것들이 조금씩 나온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며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한 번에 두세 마리는 아니었지만
곳곳에 코코로치 아주 작은 새끼, 이를테면 작은 개미만 한 것부터 그보다 조금 큰 것들이 출몰하고 있었다.
엄마는 벌레라면 학을 떼고, 그중에서도 미친 생명력을 보여주는 바선생은 더 소름 끼쳐하는 사람으로서
코코로치가 발견될 때마다, 나에게 보고를 받을 때마다,
징그러움을 온몸으로 표현하곤 하셨다.
강하다는 약을 인터넷에서 구매하고
이곳저곳 붙여둔 후로는 바선생의 출몰은 덜 한 듯 보였지만
이때다 하고 '이제 바퀴벌레가 안 나와'라거나 '이제 다 죽었나 봐'하기만 하면
무슨 말을 하는 거냐며 비웃기라도 하듯 오랜만에 모습을 보이곤 했다.
엄마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내 눈앞에 있지 않기만 하면 어떤 감정도 없는 나와는 다르게
잘 때도 내 몸을 기어 다닐 것 같다는 포비아를 느끼기도 했으니까.
여느 때처럼 오랜만에 코코로치가 또 나왔다.
나 혼자 있을 때였다.
나는 어느 사이즈 이하는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고 잡을 수 있다.
그날 밤, 엄마에게 금일 코코로치 브리핑을 했다.
이라며 농담을 건넸더니,
매번 걱정만 하던 엄마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청소년기는 뭐니!' 하는 말과는 다르게.
뭐든 생각하기 나름, 진지하고도 징그러운 코코로치 사태에서도
유쾌를 찾으면 우리 인생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하다..!
+유쾌를 얻으셨습니다.(-짜증,-무거움,+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