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과 건축의 관계

by 최봉기

인간의 삶과 집 짓는 일은 여러모로 비슷해 보인다. 집도 사람처럼 형태는 무척 다양하지만 집 짓는 원리는 암만 높고 멋진 건물이라도 바닥에서부터 한층씩 올리는 것처럼 인간의 삶도 바닥이라 할 수 있는 먹고 지내는 일이 해결될 때 고차원적인 멋과 개성뿐 아니라 철학도 나올 수 있으리라 보인다.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뭔지 묻는다면 다들 자신들이 평소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 즉 어떤 이는 신앙, 어떤 이는 의리, 그밖에 사랑, 명예, 자존심, 능력 등을 들지 모르지만 그것은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생존'의 보장이 없을 경우 사랑이나 명예도 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끼니가 해결되지 않거나 전쟁이 터져 총탄이나 포탄이 공중에 떠 다니는데 명예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런 점에서 볼 때 삶에서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건 생존, 곧 의식주로부터의 해방이다.


그럼 현재 기아 상태도 전시도 아닌데 매일 생존에 목숨을 걸며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래서 삶이란 집도 종합적인 건축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기초가 진정 단단할 경우라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과감히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건물을 지을 때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땅을 다지며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이 작업이 삶으로 본다면 의식주 문제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기초 작업이 부실하다면 그럴듯하게 건물을 지어 놓고도 태풍이 오면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 고층건물일수록 기초 작업의 중요성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삶에서도 기본생활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할 경우 현재 별 탈없이 산다 해도 언젠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현실적인 삶에서 큰 우환이 없으려면 매일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기본생활을 하면서도 일부는 어려운 때를 대비해 저축도 해야 한다. 아껴 쓰고 저축하는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릴 적 부유한 집에서 자라 여유로운 생활만 해 온 사람이거나 돈과 무관한 예술, 문학에 종사해온 사람일지 모른다. 또한 봉급 생활자가 아닌 사업가들은 사는 스타일이 조금은 다를지 모른다. 한방에 큰돈을 벌어 보려 씀씀이가 크고 아껴 저축하는 것과 거리가 있다. 이러한 사람들일수록 안정적인 생활의 소중함도 함께 깨달을 필요가 있다.


단단한 기반 위에서 대리석으로 바닥도 깔고 멋진 유리로 외장 한 건물은 인간으로 본다면 내실과 외화를 겸비한 성공한 사람이다. 사람의 경우 일이 잘 된다고 펑펑 쓰고 다닐 경우 큰 시련이 올 때 후회할 일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탄탄하고도 멋지게 지어진 건물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러러보듯이 안정적인 재력에다 고상한 인품까지 겸비한 사람이라면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도 포용하여 자신의 역량을 통해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게 할 때 세상이 우르러 보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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