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레이어보다 중요한 것

by 최봉기

축구나 야구 감독 같은 스포츠 지도자는 선수 시절 스타플레이어였거나 혹은 무명인 경우로 크게 나뉜다. 전자는 대개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플레이를, 후자는 한두 명의 특출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전체가 하나가 되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플레이를 선호한다. 후자의 대표적인 유형이 1983년 멕시코 청소년 4강의 박종환 감독과 2002년 월드컵 4강의 히딩크 감독이다.


감독은 자신이 선수 때 몸으로 익힌 것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스타일로 팀을 운영한다. 히딩크는 과거 대표팀의 공격 따로 수비 따로 식의 경기 운영은 유럽이나 남미 등 한수 위 기량의 팀과 시합할 때 늘 주도권을 뺏기며 자신감을 잃고 고전하게 한다는 사실을 철저히 인식하여 공격수라 하여도 수비 능력이 떨어질 경우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또한 수비수도 공격에 적극 가담하는 토털 사커를 하였기에 어떠한 강팀과 붙어도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팽팽한 경기를 했고 선수 개개인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세계적인 강팀들은 우리보다 개인기가 대개 한수 위이기 때문에 팀 전체가 모두 하나가 되어 똘똘 뭉쳐 달려들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응원을 하는 국민들까지 하나가 되어서 16강 한번 못 가봤던 대한민국이 8강을 넘어 4강까지 올라가는 기적을 거두었다.


1981년 고교야구에서 팀워크의 경북고와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선린상고가 몇 차례 결승전에서 맞붙었는데 결과는 팀워크를 앞세운 경북고의 승리였다. 단체 경기는 개인경기와 달라 몇몇 스타플레이어가 주도하는 팀보다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친 팀이 결국 이긴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선린상고는 이기던 경기를 스타플레이어 박노준이 홈에 달려들다 발목이 접질려지며 실려 나가는 불운까지 겹쳐 경기 흐름이 경북고로 넘어가기도 하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왔고 다윗이 골리아를 물리쳤던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한 대통령은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을 방문하여 선수들을 앉혀놓고 덕담을 했다. "선수는 체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고 그다음은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 있어야 해요. 맨 마지막이 기량인데 기량 하나만 믿고 늘 까부는 선수는 잘 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쳐 결국 팀을 망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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