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와 교도소 사이

by 최봉기

군에 입대해서 신병교육을 받을 때부터 이등병 때까지는 내가 혹시 교도소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하였다. 나는 죄소자의 경력은 없지만 우습게도 또한 놀랍게도 군과 교도소는 유사한 점이 꽤 많다고 생각한다. 군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원하든 원치 않든 국민의 의무로서 가지만 교도소는 죄를 지은 자만이 가서 교화과정을 거치는 곳이다. 두 곳 모두 규율이 매우 엄하고 자유가 제한된다. 또한 사회와 격리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짧은 두발과 통일된 복장으로 좁은 공간에서 단체생활을 한다. 이밖에 점오 및 기상시 또한 수시로 인원 점검을 하고 결원이 있으면 바로 비상이 걸린다. 두 곳 모두 면회와 함께 가정에 특별한 일이 있으면 며칠 휴가가 허용되지만 죄소자는 특별 휴가시 교도관이 동행한다.


교도소나 죄소자의 수감생활에 관한 내용은 '7번 방의 손님들', '광복절 특사', '검사 외전', '만추' 등 영화나 TV 드라마 '올인' 등에서 일부 보여주곤 하였다. 놀랍게도 교도소는 고인이 된 '김대중', '전두환', '노태우'와 '이명박', '박근혜' 등 정치인과 한화 '김승연 회장',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재벌 총수들이 한동안 다녀간 일이 있다. 교도소는 군대처럼 초호화로운 생활만 해온 이들이 밑바닥 삶을 경험하는 특별한 장소이기도 하다.


군대의 이등병은 군에서나 혹은 삶에서의 위치가 죄수만큼이나 미천하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군에서는 나이나 입대 전 학력, 경력 등은 일절 무시되고 오직 입대일과 계급만이 고려되기에 그러하다. 군입대를 늦게 한 사람의 경우 동생보다 한참 어린 상급자에게 이**, 저** 소리를 듣는 일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혹은 이보다 더한 경우에도 혼자 꾹 참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군생활 도중 구타사고나 탈령 등으로 영창을 가는 경우가 있다. 영창에 가면 대개 감방에서 흐트러짐 없는 정자세로 방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꼿꼿하게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데 보름간을 그리 지내는 건 그 자체가 고문이다. 현역 복무 시절 옆 소대의 한 친구는 '쫄따구'를 구타한 후 얼굴에 생긴 자국이 문제 되어 사단 영창을 갔다 보름 후 살이 쏙 빠지고 창백한 몰골로 복귀하기도 했다. 군생활 자체도 힘든데 영창까지 다녀온 사람들은 삶 속에서 군 복무 기억이 먹구름으로 어둡게 색칠되어 있을지 모른다.


군대와 교도소는 입대나 입감 때엔 잠도 오지 않고 하늘이 노래지지만 반대로 전역이나 출감을 할 때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희열을 느끼게 된다. 교도소에 복역했던 자는 수감된 사실이나 경험을 말하기 꺼려하지만 군복무자는 군에서 경험한 것들을 부풀려 마치 무용담처럼 당당하게 얘기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군대와 교도소를 요목조목 비교해 보았다. 교도소는 안 가는 게 좋고 군대는 신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 외에는 가야 하지만 온갖 수단을 동원해 군면제를 받으려는 경우가 특히 사회 지도층에서 많다고 한다. 군이란 곳에서 복무해 본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는 교도소에서 복역한 사람과 비교할 때 가장 차이나는 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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