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서 10대와 20대 때는 현실적이기보다 이상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쉽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 해야 한다"는 식의 당위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가령 "인간은 정직해야 하고 성실해야 하고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고 아랫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법과 규범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인간이 법과 규범을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인간을 우선한다면 특별한 상황에서 인간이 법이나 규범을 어길 경우에도 정상을 참작하여 면책이 되지만 법이나 규범을 우선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예외 없이 법이나 규범대로만 판단하게 될 것이다.
30대 이후부터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이 요구된다. 그것은 누가 딱히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다. 20대까지 규범이나 전문지식에 의존했다면 그 바탕 위에서 이제는 현실적인 생존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때론 우직함 대신 융통성을, 때론 인맥을 통해, 필요시에는 접대나 향응까지 베풀기도 하며 임무를 완성하는 것이 사회생활이다. 남자의 경우 군대를 갔다 와야 된다는 말이 있다.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힘든 것을 참고 지나친 자존심은 버리되 윗사람의 비위도 맞추며 조직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나름 터득하는 것이 군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군대에 가서 편법과 짜웅(아부)와 부하 괴롭히기만 배워 와서 거들먹거리는 속물들도 있긴 하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한국팀이 세계적인 강팀과 대결할 때 TV 해설가는 옐로 카드를 각오하더라도 최대한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승산이 없기에 그러한 것이다. 이때 현실적 생존전략이 거친 플레이이다. 왜냐하면 정해진 규범대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할 경우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럽고 비인간적인 현실 속에서 마음이 약해지고 쉽게 포기한다면 어리석고 무능한 사람이란 말을 듣게 되는 것이다. 혼탁한 세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진흙탕 속에서 흙투성이가 되기도 하고 폭우 속에서 온몸이 젖으면서도 강행군을 해야 한다. 이러한 규범 준수도 아니고 지식도 아닌 새로운 차원의 생존전략을 통해 현실적으로 살아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