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어찌 되건 혼자만 잘 되면 된다는 사람과 남들도 함께 잘 되기를 바라며 자신의 일에 충실한 경우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전자는 삶의 이해가 낙제 수준이라면 후자는 우등생이 아닐까 싶다. 남이 잘되고 자기가 못 될 때라도 축하해 줄 수 있는 건 인간적으로 매우 중요한 태도이다. 반대로 자기가 잘 되고 남이 못 될 때에도 남의 처지를 알고는 위로해 주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렇듯 남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사람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품격이 있는 사람이다.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리될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입시 등 각종 시험에서도 합격의 영광을 차지하는 자가 있으면 낙방의 눈물을 흘리는 자가 늘 동시에 나오며 드라마에서도 빛나는 주연이 있으면 조연과 흔적조차 희미한 단역이 있다. 프로 스포츠에도 연봉이 엄청난 초일류급 선수가 있으면 주전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렇듯 세상의 모든 분야는 스타급과 비스타급으로 명백히 구분되며 스타급이 상위 1% 정도라면 기타 특히 주목받지 못하는 그룹은 절반을 넘어 70~80%에 육박할 걸로 보인다.
사람은 대개 남들이 동경하는 직업을 가지고 고상한 일을 하며 살고자 한다. 그러한 직업군이 의사, 판검사나 변호사 혹은 대학교수나 정치인 및 언론인이다. 하지만 세상이 이러한 고급 직업군만으로 되어있다면 쓰레기는 누가 치우고 농사는 누가 짓겠는가? 남들이 별로 알아주지 않지만 사회에는 꼭 있어야 할 직업들이 꽤 많다. 배를 타고 멀리 나가 고기를 잡는 원양어선 선원, 철책선에서 국방에 힘쓰는 직업 군인들, 교도소에서 일하는 교도관 및 경찰 등이 그러하다.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다. 누구나 혼자의 힘으로 살기는 어려워 사회에서 무탈하게 생활하는데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들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곧 인간의 품격을 갖추는 일이다.
돈을 잘 벌고 재산이 많은 부자들 중에는 돈이면 세상의 어지간한 것들은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또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세상이 되고 있다. 인간의 가치가 연봉으로 정해지고 혼담이 있을 때에도 집안의 경제적 능력이 마치 인격과도 같이 받아들여진다. 그러한 세태를 당연시하고 인간보다 돈의 가치를 우선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품격이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인간의 품격은 돈과 거리를 둘 때 더욱 빛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