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뇌 치료하기 5

신경망

by 박종규


울창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이 숲은 한 사람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관이다. -데이비드 더글러스(David Douglas)


우리는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신경망(neural networks)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나는 이를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신경세포(neurons)는 신경계의 모든 부분을 구성하는 미세 처리 단위이다. 우리가 이마엽겉질(frontal cortex), 편도(amygdala), 또는 해마(hippocampus)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조직화된 수많은 개별 신경세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체계 내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우리가 처한 다른 상황들에 적응하기 위해서 배우고, 기억하고, 행동하도록 조직화하고 재조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각각의 신경세포는 활성화되거나 아니면 활성화되지 않는 것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경계의 다양한 능력은 개별적인 신경세포 신호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다.


가장 간단하게 비유할 수 있는 것으로 수천 개의 전구가 가로세로로 배열되어 있는 구식 광고판을 예로 들 수 있다. 비록 각각의 전구는 오직 켜지거나 꺼지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이런 불빛들에 의해 유발되는 패턴은 단어와 영상을 만들어 내고, 정확한 시간 차이를 통해 움직임까지 표현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우리가 화면에 있는 수백만 개의 개별적인 화소를 가지고 똑같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신경작동패턴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뇌 내에 있는 그리고 신경계 전반에 있는 특수한 정보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신경세포는 행동에 필요한 복잡한 과정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신경망을 형성한다. 하나의 신경망의 범위는 단순한 동물에서 볼 수 있는 단지 몇 개의 신경세포부터 사람의 뇌에서처럼 수백만 개의 신경연결까지 다양하다.


신경망은 여러 개의 다른 신경망과 서로 연결될 수 있으며, 서로 기능의 상호작용, 조화 및 통합을 할 수 있다. 앞으로 계속 신경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마음에 신경망에 대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32-33쪽)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뇌의 구조를 시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 모형은 흔히 우리가 보듯이 나무뿌리들이 연결된 것과 같이 뇌 안의 신경세포와 그것들이 연결된 신경망을 사실적으로 찍은 그림이 아니다.


이 모형은 신경회로가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도형이다. 그전에 실제로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세포체(soma): 뉴런의 몸통 부분으로, 핵과 다른 세포 기관들, 수상돌기(dendrite): 뉴런의 입력 부분으로, 다른 뉴런의 축삭(axon)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드는 기관들, 축삭(axon): 뉴런의 출력 부분으로, 수상돌기에서 받은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축삭말단(terminal): 축삭의 끝부분으로, 다른 뉴런이나 근육 등에 신호를 전달한다.


이렇게 조직화된 뉴런들을 연결하는 연결망이 바로

시냅스(synapse)로서 두 개의 뉴런이나 뉴런과 근육 사이의 연결 부분으로, 화학적 또는 전기적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뉴런이 다른 뉴런과 상호작용하면서 복잡한 신경회로망(neural network)을 형성한다.


우리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뉴런과 100조 개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들의 연결 지도를 그리려는 시도가 재미뇌과학자 승현준교수의 ted강연을 통해 알려진 커넥톰(Connectome) 프로젝트이다.

신경망 내에서의 학습은 시행착오의 결과로 발생한다. 숨겨진 층 내에 있는 신경세포 사이에서 흥분과 억제의 복잡한 양상이 피드포워드와 피드백 정보 회로를 만들어낸다.


이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일관되고 적응적인 출력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걸음마기에 있는 아이에게서 증명되는데, 이들은 끊임없이 걸음걸이를 시험해 보면서 자신의 균형감각, 다리 근육의 힘과 조화를 개선해 나간다.


아이들의 뇌는 균형, 운동 조화 및 시선 추적과 연관된 신경망 내에 자신들의 성공과 실패들을 기록하면서 걸음걸이를 계속하도록 만든다.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신경망은 행동, 감정, 생각 및 감각을 조직화하기 위해 학습을 한다. 뇌는 결국 잘 다듬어진 일련의 신경적 활성화를 만들어 내며, 이것은 걷는 것이 제2의 천성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나는 나의 대학 통계학 교과서 부록에 있었던 무작위로 나열된 숫자들의 표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나는 처음에는 누구나 무작위로 숫자들을 나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런 표가 종이 낭비라고 생각했다. 내가 교수님에게 이런 나의 생각을 말했을 때, 교수님은 우리가 무작위로 숫자를 나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서 증명되었음을 알려 주었다.


그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특정한 숫자 양상을 만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해 주었다. 나는 이런 사실이 신경망의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우리는 무작위적인 행동을 할 수 없는데, 우리의 행동은 자동적으로 반복되는 이전의 학습을 통해 형성된 양상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무작위로 숫자를 나열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우리가 똑같은 실수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경향은 사람들이 받는 고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정한 생각과 행동의 양상을 반복하는 이러한 경향에 대해 정신분석가인 빌헬름 라이히 (Wilhelm Reich)는 사람들은 자신이 변화시키기를 바라는 문제에 대해 똑같이 잘못된 해결책을 발견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였다.(34-36쪽)

우리가 의식적인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습을 통해 패턴화 된 신경회로의 조직적인 반응패턴의 결과인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정신치유의 문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대체로 유아기 혹은 유소년기에 형성된 학습과 기억 그리고 습성이 마치 천성이나 타고난 기질 혹은 품성인 것처럼 오랫동안 철학의 인성론이나 의학의 체질론을 통해 하나의 통론으로 정설화 되어왔다.


분명히 일부 유전적 질환은 유전된 유전자 구조의 비정상적인 염기서열의 복제로 인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정신적 질환은 후천적인 것이다.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르트르가 말한 것처럼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 이 말은 비록 내가 어떤 과거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하더라도 심지어 그것이 나의 본성이라 하더라도 지금 나의 결단의 주체는 지금의 나, 오늘의 너이다. 현재는 과거를 바꿀 수 있으며, 동시에 미래를 창조한다.


하지만 이것은 일부 실존주의자 혹은 인본주의적 심리학자들의 지나친 휴머니즘이다. 우리는 학습된 요인을 쉽사리 변경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 뇌의 치료는 환자의 자각과 더불어 심리적이자 동시에 신경학적 치료의 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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