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뇌 치유하기 4

4. 정신치료와 신경과학

뇌의 형성과 재형성

인간에게는 의식적인 노력으로 자신의 삶을 향상할 수 있는 능력이 분명히 있다는 것보다 더 용기를 주는 사실은 없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비록 정신치료가 원래 신경학에서 유래되기는 했지만, 언어와 세계관에서의 차이점은 이 두 영역 간의 협력을 제한해 왔다. 정신치료자가 마음에 대한 풍부한 비유적 언어를 발전시킨 반면, 신경학자는 뇌 - 행동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자료들을 구축하였다.

신경과학은 우리에게 21세기에 들어와서 초기 발달과정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정신치료 후에는 뇌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 주고 있다. 결국 프로이트의 생물학적 심리학 프로젝트로의 복귀가 머지않게 된 것이다.

신경과학과 정신치료 사이의 핵심은 인간의 경험이 두 개의 상호작용 과정에 의해서 중재된다는 사실이다. 그중 첫 번째는 우리의 진화 역사가 신경계의 조직, 발달 그리고 기능화를 통해서 표현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는 각각의 신경망 속으로 조직화되는데, 이들 신경망 각각은 자신만의 시간표와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상호관계의 맥락 안에서 우리의 신경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다른 사람과의 긍정적 상호작용과 부정적 상호작용에 의해 성장을 위한 자극을 받는 적응의 사회적 기관이다.

우리가 경험한 관계의 양상과 질은 우리 뇌의 신경적 기본구조 내에 저장된다. 이렇게 경험이 신경생물학적 구조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사랑이 육체가 되고, 천성과 양육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정신치료의 핵심은 천성과 양육의 힘들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가를 이해하고, 무엇이 그들의 발달에 있어서 바르게 혹은 잘못 진행되게 하였는지를 알아 건강한 신경기능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에 있다.

적절한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신경망이 발달하거나 조절되지 못하고 다른 것과 통합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치료를 찾게 만드는 불편함과 증상들을 경험한다. 우리는 정신치료를 통해 중상이 감소하거나 경험적인 변화가 있을 때 뇌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했다고 가정한다.

어떻게 정신치료가 뇌를 변화시키는 것일까? 기억은 어떻게 저장되며 경험의 질은 어떻게 변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뇌가 어떻게 조직화되고 어떻게 많은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우리는 신경망의 형성과 재형성, 다양한 환경의 역할, 그리고 뇌의 변화에 있어서 스트레스의 영향에 대해 논의하려 한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변화과정에 있어서 치료적 관계가 가지는 중심적 역할뿐만 아니라 감정표현의 중요성과 언어의 치료적 사용에 대해서도 밝혀볼 것이다.(31-32쪽)

몸과 마음의 관계는 심리학과 신경과학이 발달하면서 마음과 뇌의 관계 혹은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로 발전하였다.

전통적인 철학이나 심리학에서 인간의 마음은 몸과의 관계에서 연구되기보다는 마음 자체의 속성과 구조 그리고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사회적 관계 혹은 행위의 영향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탐구해왔다.

의식철학의 한계를 넘어 무의식 혹은 심층의식의 구조와 질서를 발견한 것은 현대 심리학의 쾌거이다. 하지만 심리학은 주로 마음의 내재적 구조와 무의식의 기록이 현재에 끼치는 영향에만 주의를 기울었다.

한편 진화생물학에 바탕을 둔 신경생리학은 뇌의 발달과정과 그 가능의 분화에 초점을 두었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두뇌가 천성과 양육, 즉 유전과 학습이 상호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곧 인정하게 되었다.

문제는 정신치료에 있어서 심리치료와 생리치료가 어떻게 순기능을 상호발휘하며 손상된 마음의 회로 즉 신경계의 질서를 회복하게 하는가에 있다. 우선 저자는 정신치료가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묻기 이전에 뇌의 변화에 있어서 스트레스의 영향을 먼저 고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