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미완성, #삶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를 빌겠어요. 안녕!"
"안녕!" 하고 나도 인사했다.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내 팔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팔인 것이다.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나의 따스함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따스함인 것이다.
나는 그렇게 타오르는 순진무구한 동경을 벌써 까마득한 옛날에 어딘가에 잊어버리고 왔기에, 그런 것이 한때 내 속에 존재했다는 것조차도 오랫동안 생각해 내지 못한 채 살아온 것이다. 하쓰미 씨가 뒤흔들어놓은 것은 내 속에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나' 자신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거의 울어버릴 것 같은 슬픔을 느꼈다.
그러나 그곳이 어디인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랄 것도 없이 걸음을 재촉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아무 데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서 계속 미도리를 부르고 있었다.
죽음은 삶의 반대쪽 저쪽에 있는 존재 따위가 아니었다. 죽음은 '나'라는 존재 속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며, 그 사실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