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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제주 천제연폭포 (중문관광단지) -제주 여행

by 림부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에 대한 환상은 있을까? 아니면 자신만이 상상하는 그림과 모습이 펼쳐질 거라 예상할까? 그렇게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신이 방문할 곳의 계획을 짜면서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가기 시작한다. 그런 상상이 예상과 맞아떨어질지 혹은 실망감으로 돌아올지는 직접 현장에 가봐야 알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 좋은 기억으로 남을지 그저 그런 기억으로 남을지 달라진다. 보통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지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관광지를 먼저 검색하기 시작한다. 나 또한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지를 검색하기 시작하였고 바로 중문 관광단지가 사람들의 방문이 가장 많았던 것을 검색 결과를 통해 알았으며 자연스럽게 도착 당일날 오후 일정은 중문관광단지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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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폭포

서귀포에 도착하였지만 역시나 흐린 하늘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으며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하였다. 날씨가 흐리면 어떠하리? 흐린 날에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모든 사진 모든 날씨가 쾌청하고 맑은 하늘만 있으면 재미가 없지 않겠는가? 아무튼, 입장료를 내고 입구를 지나면 위 사진과 같이 안내판이 나온다. 제1폭포~제3폭포까지 있다고 한다. 나는 이번 여행에 280% 진심으로 임하였고 욕심쟁이니간 3가지 폭포를 다 보고 돌아갈 거라 마음을 굳게 먹고 제1폭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를 지나 조금씩 걸어가다 보면 길이 나오기 시작하고 계단을 내려가 제1폭포를 눈앞에 맞이하였다.


선녀들의 목욕탕...?


거대한 높이.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고 그 와중에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주상절리 절벽은 에메랄드빛을 뽐내고 있는 연못을 감싸고 있는 마치 하나의 병풍 같은 느낌을 주면서 하늘을 담은 듯한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연못과 연못에 비치는 주상절리 절벽은 더욱 신비스러움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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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폭포를 향해
카메라를 들고 걸어간다.
이때만큼은 나그네 모드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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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폭포

제1폭포에서 10분~15분 정도 걸어가면 위 사진과 같은 안내판이 나오며 제2폭포 방향으로 조금만 더 향하기 시작하면 시원한 폭포 소리와 함께 제2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엄청나게 화려하고 강하면서 시원한 물줄기를 가지는 폭포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신선들의 쉼터?'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이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과 함께 에메랄드빛의 물의 색 그리고 주변을 감싸고 있는 바위와 함께 울창한 숲의 모습까지. 아마 신선들이 잠시나마 바위에 앉아 폭포의 모습을 보면서 쉬었다가 다시 떠나는 쉼터?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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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또 걷고.. 누가 산책 코스라고 했어..?


검색을 하다 보니 많은 관광객들은 제2폭포까지만 구경하고 바로 다른 곳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그래도 어디 가서 천제연폭포에 다녀왔다고 말하려면 제3폭포까지 다 보고 와야 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나의 직업은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직업이기에 과감히 제3폭포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제3폭포를 향해 조금씩 걸어가다 보니 반대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대부분 외투를 벗고 걸어오고 있으며 그들의 얼굴에는 땀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머지않아 깨달았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엄청난 경사의 계단과 언덕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이 길은 다시 내가 돌아와야 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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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또 걷고
내 허벅지는 살려달라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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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단을 다시 올라오고 되돌아와야 한다...
끝인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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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33.jpg 하...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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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좋은 나그네들을 향한 보상?

분명히 블로그와 다른 글들을 봤을 때 천제연폭포 걷는 코스는 밥 먹고 돌아다니는 산책코스라고 적혀있었고 나는 그 말을 280% 맹신했기 때문에 카메라와 장비까지 챙겨 나왔다. 제3폭포까지 향하는 동안 땀이 나기 시작하였고 내 허벅지는 살려달라고 펌핑을 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모든 코스를 밥 먹고 돌아다니는 산책 코스라고 표현하는 사람은 뭐야...? 운동선수야...?' 대한민국에 체력 좋으신 분들은 정말 많이 있나 보다. 아무튼, 제3폭포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그네들을 위한 보상"이라 표현하고 싶다.


제1폭포의 잔잔한 연못 -제2폭포의 작은 물줄기와 신선들의 쉼터 같은 폭포 -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진정한 폭포의 모습은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으며 순리대로 풀어 나가라는 뜻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혼자 생각해본다. 제3폭포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의 모습은 그동안 힘들게 걸어온 나그네들의 고단함을 날려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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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스가 필요했던 선임교 위에서의 촬영....
그리고
선녀들이 하늘로 날아갈 때 바라보는 모습?



제3폭포를 보고 나와 마지막 코스인 선임교로 향해 움직였다. 천제연 설화를 바탕으로 칠선녀를 표현한 다리다. 실제로 다리 형태 또한 오작교 형태이며 다리의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선녀들이 하늘 어디까지 날아가나 간접체험을 해주는 듯한 높이었다. 높은 다리 가운데서 바라보는 모습은 어떠할지 궁금하여 카메라를 들고 선임교 가운데로 향하여 밑을 바라보고 조심스럽게 촬영하였다. 마치 내가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밑을 내려다보는 기분이랄까? 드론을 활용해야만 촬영을 할 수 있는 이런 모습을 직접 다리 위에서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는 곳은 얼마나 있을까? 그렇게 나는 조심스럽게 사진으로 남기기 위하여 촬영하였지만 이 높이가 워낙 높고 심지어 바람도 많이 불던 날씨였으니 진짜 앞으로 떨어질 거 같은 느낌과 함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느낌이었다. 고소공포증 혹은 무서움이 많은 분들은 눈으로만 감상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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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교훈을 알려준 천제연폭포

제1폭포 - 제2폭포 -제3폭포까지 짧은 코스라고 할 수 있지만 이 3가지 코스 안에는 인생의 교훈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잔잔하고도 웅장한 연못에서 시작된 폭포는 작은 물줄기를 거쳐 힘찬 폭포의 모습까지 순차적으로 변해가는 물줄기의 모습은 마치 우리에게 '천천히 자신을 믿고 하나하나 하다 보면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느낌을 받았으며, 특히 제3폭포까지 가는 여정은 (동네 산책코스 아닙니다. 슬리퍼 신고 오면 맨발로 발바닥 지압을 하면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자에게만 주는 선물이자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시작부터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도 없고 완벽하게 해 낼 줄 아는 사람도 없다. 제3폭포까지 가는 여정처럼 중간에 이런저런 역경과 시련 고난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을 하고 포기할까? 스스로 100번씩 물어보곤 한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끝까지 노력하는 자에게는 시원한 폭포처럼 환하게 빛나는 날이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나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잠시나마 다리 위에서 다른 풍경을 바라보며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제1폭포 - 제2폭포 -제3폭포.. 나는 지금 어느 구간을 지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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