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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주 협재 해수욕장 - 비양도, 파도, 돌탑

by 림부스
제주 협재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비양도 뷰
제주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계기?

새별오름 감상을 마치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제주 협재해수욕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곳에 예약을 했다. 사실, 2019년부터 시작해서 매번 제주에 올 때마다 용담 해안도로에 위치한 친한 동생이 운영하는 펜션에서 머물렀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곳을 돌면서 숙박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그 친구에게 숙박을 할 때 돈을 지불하려고 했으나 끝까지 받지 않았고 항상 나에게 말했다.

"형 부담 가지지 말고 제주도 오면 편하게 쉬다 가요"라고 귀에 피나게 말을 해주던 동생이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고마운 동생이자 친구이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저번부터 계속 들었으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내가 방 하나를 차지하는 동안 이 친구는 다른 숙박객을 받지 못할 텐데... 그러면 수입도 줄어들 거고.. 내가 제주도에 와서 1박 2일만 머무는 것도 아니고... '


이런 생각과 동시에 다른 곳에 숙소를 잡음으로써 제주도 다른 곳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렌트카를 타고 이동한다고 하지만 숙소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있기에 시간에 쫓기는 건 사실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번 숙소는 제주 협재해수욕장 근처로 예약을 했다.


비양도와 파도의 콜라보레이션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감상하고 있었다. 그동안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나의 허벅지는 새별오름 등산으로 인하여 놀랐는지 나에게 조금 쉬고 싶다고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비록 흐린 날씨지만 나 또한 한 곳에 앉아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잠시나마 감상하고 싶었기에 임대료를 낸다면 상당히 비싸 보이는 위치를 선정했고 그 선택은 나를 만족시켜줬다.


바위에 앉아 잔잔히 내 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파도를 바라보기도 하고 건너편에 보이는 작은 섬 비양도를 바라보며 파도 소리에 집중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나는 계속해서 파도와 비양도를 번갈아 바라보며 가만히 멍 때리고 있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뭔가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기를 기대한 거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비양도를 배경으로 협재해수욕장 사진을 찍고 있었다. 뭔가 이 자리에서 오래 앉아있었던 만큼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을 담아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기.. 죄송한데.. 저희 사진 한 장만 찍어주세요.."


나는 그분들의 핸드폰을 받아 비양도를 배경으로 하고 뒤 바다가 잘 나오도록 열심히 사진을 찍어드리고 급하게 자리를 이동했다.


'내가 이곳에 오래 앉아 있다 보니 다른 분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못 찍으셨구나...'

오른쪽 저 높은 돌탑을 보라.. 저게 정말 일반인이 할 수 있단 말인가?


소원을 말해봐

자리를 이동하며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었다. 협재해수욕장 모래 위 포장지를 따라 걸어가기도 하고 모래 위를 걸어가는 느낌이 좋아 계속해서 해수욕장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쯤 협재해수욕장 한편에 돌탑들이 쌓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수많은 돌탑들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전문가 수준으로 돌탑들이 쌓여 있었다.


'우리나라에 돌탑 쌓는 전문가가 이렇게 많은가?? 아니면 협재해수욕장이 무슨 의미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 돌탑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여러 돌탑을 봐도 정말 신기했다.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내리고 했을 건데 이 많은 돌탑들은 도대체 누가 쌓아 올린 걸까? 관광객? 돌탑 전문가? 아니면 진짜 이곳에 숨겨진 이야기라도 있는 걸까?

나도 괜히 한번 돌탑을 쌓아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나도 주변에 돌아다니는 돌들을 구해왔고 혹시나 쓰러졌을 때 주변의 돌탑에 닿지 않게 정말 조심히 1단 2단 쌓아 올렸지만 역시 3단부터 멸망하였다.

내가 선택하여 들고 온 돌. 끝내 돌탑은 실패했지만 널브러진 돌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로또 1등


대리만족 눈으로 감상해요
밥 먹을 시간이 다가왔다.

돌탑 쌓는데 실패하고 떨어진 돌들을 바라보며 '로또 1등 당첨되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었고 야자수 나무 주변에 있는 바위에 앉아 다시 비양도와 파도 그리고 돌탑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다가왔고 나는 바위에 앉아 오늘 저녁은 뭘 먹어야 할지 네이버에 검색하였고 나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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