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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주 신창풍차해안도로

by 림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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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sns의 파워는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그만큼 이제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고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자 플랫폼 sns 서비스다. 특히 이제는 여행을 가기 전에 sns로 검색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우리가 몰랐던 장소, 몰라왔던 정보 또는 다양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양날의 검'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갈수록 강력한 영향력 속에 좋은 영향력만 따르면 좋으련만 당연히 안 좋은 부정적인 측면도 같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제주에 오기 전부터 한동안 sns에 상에서는 제주도에 가면 필수로 들려야 하는 인증샷 코스가 있었으며 그 장소는 바로 필자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장소인 '신창 풍차해안도로' 이다. 누군가가 쏘아 올린 신박한 아이디어의 사진은 단숨에 sns에서 퍼지면서 유명한 관광지로 자리 잡았고 너도나도 그 사진을 똑같이 남기기 위하여 몰려들기 시작한 장소 신창 풍차해안도로.


물이 차고 빠져나가는 시간에 맞춰 바다 사이 풍력발전기와 등대를 이어주는 길이 나타난다. 해상다리까지 건너갈 수 있는 흡사 모세의 기적처럼 작은 길이 열린다.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은 자신들이 바다 사이 길을 건너고 있는 모습을 바닷물 그리고 풍차와 함께 바다를 건너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남기기 시작하였고 짧은 시간 이곳 신창풍차해안도로는 한때 제주도 여행 필수 코스였다.


어떤 연예인이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었다. "인기는 딱 2달"이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엄청난 인기를 몰고 왔던 신창풍차해안도로. 화려한 인기만큼 안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이곳은 공중파 저녁 뉴스에까지 나오기 시작하였다.


물살에 휩쓸려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였고 끝내 이곳은 폐쇄가 되어버렸다. 결국 그렇게 짧지만 강렬했던 신박한 아이디어의 사진에서 시작된 이곳의 인기는 폐쇄와 동시에 인기도 동시에 사그라져버렸다.


나는 한동안 인기가 많았던 이곳이 궁금했었고,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내 카메라로 담아보고자 신창 풍차해안도로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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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매력

신창 풍차해안도로에 도착하니 당연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바다 위에 일렬로 서있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서로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바다 위에 위치한 거대한 풍력발전기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고 제주 바다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화려한 에메랄드 색을 띠고 있는 제주 바다와 더불어 거대한 풍력발전기의 모습은 그동안 화려한 해수욕장만 봐왔던 나에게는 또 다른 제주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장소였다.


쾌청한 하늘 풍력발전기는 파도소리에 맞춰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날은 유독 바람 또한 많이 불고 있었지만 해안도로를 산책하는 사람들은 바람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한 걸음걸이로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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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풍경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이유

대한민국에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모여서 살고 있는 만큼. 필자가 가장 마지막에 봤던 풍력발전기의 모습은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안반데기였으니 말이다.


우리가 바다 위에 혹은 산 위에 위치한 바람개비 같은 풍력발전기의 풍경에 빠지고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가 자주 볼 수 없는 풍경이고 익숙하지 않았던 풍경이기에 더 빠져들고 매력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모습을 보고자 우리는 시간을 내어 여행을 떠나고,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고 돌아가는 게 바로 여행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여행을 떠나 사진을 남기고, 여행을 다녀와 다시 지난 사진을 보며 다음 여행을 가기 위해 꿈을 꾸고 출발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설렘을 느끼기 위하여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

여기에는 당연히 사진이라는 연결다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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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 자체, 그 모습 그대로 바라보는 건 어떠할까?


한동안 인기몰이를 하였던 인증샷의 성지 입구까지 다가갔으나 경고문과 함께 출입 제한으로 더 이상 건너가지 못하는 장소로 변해버렸고 이곳의 인기는 금방 시들어 들었다는 걸 인기척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뉴스에 나온 이후에 방문한 신창 풍차해안도로는 사람들의 인적이 드물었고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소리, 바람 소리, 파도소리가 사람들 소리보다 더 선명하게 들렸다.


참으로 이상하고 신기하다. 그놈의 인증샷이 뭐라고.. 유행하는 인증샷을 찍기 위해 벌떼처럼 몰려오던 사람들은 인증샷의 장소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언제 여기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냐는 듯이 사라져 버렸고, 이곳은 다시 예전처럼 조용한 바다와 파도소리와 함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사진이었고 색다른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관심과 발걸음을 만든 사진이자 인증샷.색다른 아이디어로 인하여 유명세를 타고 우리가 몰랐던 장소와 관광지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하지만, 과한 인기는 항상 부작용이 따르는 법이고 그놈의 인증샷이 뭐라고 이제 이곳은 사람들 인기척이 드문 장소로 변해버렸다. 아니면 그저 차를 타고 지나가며 바라보는 장소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행을 다니면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당연히 사진이다. 하지만, 때로는 색다른 인증샷 문화보다는 있는 그 자체 그대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인증샷을 남기는 건 어떨까? 우리가 알아왔고 예전부터 이어져오던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바라보는 그런 여행 말이다.


어쩌면 이곳은 원래의 모습 그대로 돌아간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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