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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genia Oct 07. 2023

강 따라 촉촉한 아침 산책 – 베이커앤스파이스




량마치아오(亮马桥) 지역은 대한민국 대사관을 포함하여 각 나라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며, 우리나라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 외에도 다양한 외국 회사들이 있어서 글로벌한 분위기와 각 나라 식당들이 많은 곳이다. 


산책하기 좋은 량마허(亮马河) 강변을 따라 캠핀스키, 포시즌즈, 힐튼, 불가리, 웨스틴 같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도 다양하며, 중국 호텔로서는 이 근방 랜드마크 격인 쿤룬호텔(北京昆仑饭店)과 만리장성호텔(北京长城饭店)이이 당당하게 마주하고 있다. 중신은행(中信银行)에서 운영하는 서점 체인인 중신서점(中信书店)이 위치한 치하오빌딩(启皓)과 엔터테인먼트 회사 화이브라더스(华谊兄弟) 건물도 눈에 띄는 외관으로 량마치아오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커앤스파이스

BAKER&SPICE

北京市朝阳区东方东路19号官舍F111号

The Grand Summit(馆舍) 1층

월~일 7:00~22:00


근처에 여러 나라 대사관이 밀집해 있고 외교관저로 사용되는 아파트와 레지던스들이 즐비한 지역, 그래서 이 그랜드서밋(The Grand Summit) 건물에 들어오면 세련된 다국적 쇼핑몰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베트남식당 수수(Susu苏苏)、태국식당 팍팍(Pak Pak) , 이탈리아식당 타볼라(Tavola), 멕시칸식당 모지(Moji墨记), 한국식당 두부집(豆腐家dubujib)과 우리집(屋里woorjib)、프랑스빵집 르그헤니에아빵 (Le Grenier à Pain) 등 입점한 식당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베이징의 또 다른 대사관 밀집 지역인 산리툰 부근의 글로벌한 식당들과는 느낌이 다른, 고급스러우면서도 외국인들의 일상이 느껴지는 지역 상권이다.


이 건물 1층에 위치하며 보편적인 웨스턴 조식을 제공하는 베이커앤스파이스는 아침 7시부터 다양한 조식 메뉴를 제공한다.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중국 전역에 60여 곳의 매장을 운영 중인 건강한 음식 컨셉을 지닌 베이커리이자 식당이다.


베이징 여타 매장들에 비해 넓은 공간을 보유한 량마치아오 지점은, 근처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사랑하는 주말 브런치 장소이다. 평일에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주말에는 10시가 넘어서면 앉을 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7시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한결 여유를 느낄 수 있다.

7~11시 사이에 파는 간단한 아침 전용 메뉴와 7~17시까지 판매하는 푸짐한 올데이브런치 메뉴
식사 메뉴 외에도 진열장을 가득 채운 빵과 케이크, 샌드위치, 요거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널찍한 원목 테이블과 따스한 느낌의 조명, 생생한 빛깔의 화병 앞에 앉으니 주말 아침 기분 좋은 여유로움이 밀려온다. 그래, 이 맛에 눈 비비고 일어나는 거지!


남편과 각자 오픈오픈샌드위치 하나씩 취향껏 주문해보았다.

(좌)스크램블에그&머쉬룸 타르틴  (우)스모크새먼&에그 타르틴


주 중 내내 빡빡한 일정으로 회사업무 보느라 수고한 남편도 하루를 일찍 시작하여 주말 시간을 길게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늦잠보다 주말 이른 아침 나들이가 오히려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기에 기꺼이 동행해준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며 본인들의 생활을 찾아가고 우리는 육아에서 점점 해방하게 되니, 부부 간의 취향을 맞추며 공통으로 즐길 수 있는 일상이나 취미가 있는 것은 참 다행인 듯하다.

베이커앤스파이스 어느 지점에서나 아쿠아마린 빛깔의 커다란 커피 머그


어둑한 하늘에 뿌연 빛이 퍼지면서 점점 아침이 되어가는 이 시간. 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아침 풍경이 슬슬 깨어나는 모습을 감상하며 마지막 커피 한 모금을 털어넣고 길 건너 량마허 강변 따라 산책하러 나섰다. 먹었으니 걸어야지.




량마허 국제풍정수안 (亮马河国际风情水岸)
량마허(亮马河)는 원래 동북 호성하에서 나와 대사관구, 조양공원, 솔라나 쇼핑센터 지역을 거쳐 동쪽으로 흘러가는 개천이다. 몇 년 전 조성된 국제풍정수안은 량마허의 하천구간으로 그 길이는 5.57km로서, 량마허 강변에 건축물, 녹지, 강변이 함께 어울리는 80만 평방미터의 경관거리를 조성하였다.


떠오르는 햇살을 머금은 량마허, 그리고 최근 부쩍 증가한 베이징의 러너(runner)들


베이징은 유난히 건조한 도시이다. 한강이 관통하고 바다가 가까운 서울에 살다가, 또한 양쯔강이 관통하고 도심 곳곳이 호수인 난징에 살다가, 처음 베이징으로 이사왔을 때 추위와 건조함으로 유난히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호수와 강이 없어서 인공적으로 조성하거나 베이징 밖에서 물을 끌어와 조성한 하천들이 대부분이다. 량마허 지역이 잘 가꾸어져서 시민들을 위한 장소로 재탄생 되었을 때, 물을 마주하고 물을 따라 걷는 것이 얼마나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지 새삼 깨달았다.


강변 곳곳에 낚시금지, 수영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낚시와 수영하는 사람들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다. 심지어 이 곳의 구경거리 중 하나가 되었으니, 실로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중국이다. 


동네 주민들에게도 멋진 공원이자 근처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 가볍게 산책하느라 붐비는 강변 산책길인 이 장소가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감사한 장소이기도 하다. 코로나가 한창이고 중국의 방역과 격리 정책이 극에 달했을 때, 그나마 실외에서 자유를 느끼고자 종종 바람 쐬고 물을 바라보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건조한 이 도시에서 촉촉함을 느끼며 물의 기운으로 충전 받고 갈 수 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와 조식 나들이는 완벽한 조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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