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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제과점

그러던 어느날

by 로로 Mar 16. 2022

첫 출근날 본인이 채용해놓고 나보고 누구세요라고 묻던 사장님.. 사실 알바 첫날부터 일에 대한 설명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하는 걸 들으며 내가 여길 오래 다닐 수 있을까 싶었지만 빵 계산은 잘 못하는 모습을 보고 나와 같은 과 인듯하여 일단 지켜보자고 하곤 계속 일하게 되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수업시간엔 절대 졸지 않고 딴생각하던 특기? 가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빛을 발했다.  네라고 대답하곤 나의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특기이다. 표정은 굉장히 진지하게.. 첫날부터  한꺼번에 모든 걸 받아들일 수없는데 원래 성격인지 말이 많은 편이었다.  거기에 완벽주의가 있는 듯 늘 정리 정돈되어있고 빵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나와는 정확히 반대되는 성격이지만 계산이 느린 부분은 비슷했다. 나이는 나보다 많아 보였지만 와이프가 가게에 오는 걸 본 적은 없었다. 나와 사장님의 거리는  그 잔소리의 양만큼 멀었다. 가끔은 헤드셋을 끼고 나에게 질문을 해놓고는 대답을 하니 잘 안 들린다고 말하는 좀 특이한 부분이 있는 분이었다.


그러던 중 내 친구가 내 다음 타임으로 알바를 하게 되며 나도 퇴근을 좀 더 늦게 해 가며 가게에서 있다 가게 되었다. 하루하루 시간이 가며 내 친구도 가게일을 금세 능숙하게 따라갔고 사장님까지 점점 우리와 대화하게 되며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이구 나라는 걸 느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자신의 누나가 소개팅을 시켜준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아직 장가를 안 갔구나 하는 걸 알게 됐다.  왜 안 갔는지는 지내보니 알겠지만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다.


소개팅을 나가서 먼저 도착한 것까진 좋았는데 먼저 주문을 하고 혼자 에스프레소를 금세 마시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여자분은 당황했지만 인사하곤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리고 함께 식사를 하는데  접시에 묻은 양념까지 빵으로 싹싹 닦아먹었다고 했다.  그리고 차가 없다 보니 집에 데려다 줄 생각도 하지 않고 헤어졌으니 여자분 입장에선 연락이 없을만했다고 본다. 우리에게 소개팅 나가는 걸 은근 자랑스레 내비치고 뭔가 자신이 실수한 게 있냐며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돌려서 말을 잘하는 친구가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했지만 나는 얘기를 듣곤 그냥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친해진 어느 날 내가 없던 시간 내 친구가 급체를 하고 손을 따달라고 했다고 했다. 무언가 평상시에 내 친구도 말 많던 사장님이 부담스럽다고 하곤 했는데 이 친구가 이렇게 행동했다고 하니 나도 좀 당황스러웠지만 더 당황스러운 건 사장님의 대답이었다.

지금 가게에 바늘 같은 건 없고 칼이 뾰족한데 위험하다고 했다고 한다. 내 친구는 이 대답을 듣고 다음날 나에게 어제 있었던 일이라며 말해주어 알게 되었다.


우리 집안 환경이 언니, 오빠와 내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사장님 나이도 그 정도 됐을 거라 생각하며 더 금세 친해진 듯했다.  그렇게 가게에서 함께 식사도 하고 친하게 지내던 어느 날 사장님이 나에게 주말에 뭐하냐고 너무 자연스럽게 물었다. 나도 자연스레 바쁘 다했지만 그때부터 뭔가 달라진 분위기를 느꼈다.  평소 착각을 잘하는데 전혀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훅 들어오니 머리가 복잡해져 버렸다.  


예전과 상황이 꽤 비슷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첫사랑이었던 그 오빠는 지금 함께 일하는 내 친구에게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이 사람은 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는 것.. 이게 머리가 복잡한 나를 웃게 만들었다.  이때 당시엔 이 사람이 좋아서라기보다 과거에 있었던 일에 보상받은 기분이 더 커서였던 것 같다.  일이 있고 다음날부터는 나도 무언가 조심스럽지만 호기심을 갖고 이 사람을 대하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커질수록 고민도 커졌지만 결국 호기심이 이겨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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