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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역제안

키즈펜션은 참을 수 없어

by 펭귀니



나에게는 남편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이 있다.

벌써 결혼 7년 차이니 제법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지내온 셈이다.


내성적인 남편은 평소 친구들 사이에서도 과묵한 편이라 이제는 내 지인인지 남편 지인인지 헷갈릴 지경.


하나 둘 가정을 이루고 이제는 각자 아이도 태어났다.


모임의 형태도 초반과는 많이 달라지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게 되었다.


너무 힘들었던 임신 기간. 내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었기에 우리 동네로 나를 만나러 오겠다는 지인들의 성의도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도 꽤 오랜 기간 입원과 재활 기간을 거쳐야 했기에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모임은 매우 의미가 깊었다.


우선 경기도부터 경상도까지 전국에 흩어져사는 만큼 지역 선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아이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을 만한 장소가 어디일지 고심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가격대도 너무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폭풍 검색 끝에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키즈 펜션을 찾아냈다.


키즈 펜션은 아무리 저렴한 곳이라도 아이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마련되어 있기에 어느 정도 가격대는 있는 편이다. 각 집에서 회비를 걷어 진행하기에 의무적인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경비를 줄여 보고자 펜션 예약 시 현재 내가 활동 중인 블로그 이름을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조금이나마 할인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을지 여쭤봤다.


처음에는 굉장히 까칠하셨던 사장님께서 내 블로그를 검색해 보셨는지 먼저 문자 메시지로 내게 연락을 해왔다.


미온수 추가 비용 50% 할인 및 그릴 무료 사용 서비스를 제공해 주시겠다는 제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 당시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야간 촬영도 가능한지 물으시기에 밤에 나가 찍으면 그게 야간 촬영이지 별거 있냐며 호탕하게 웃었다.


나를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내 블로그가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블로그 역제안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방법을 강의해 주는 곳도 있었는데 비록 전액이 아닌 소정의 할인 혜택이었지만 뭔가 잘 되고 있는 느낌을 믿고 내 스타일 그대로 밀고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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