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느린 거북이의 마음으로
얼마 전 구독자수에 관한 고민을 기록한 적이 있다. (2024년 1월 15일에 작성한 글 ‘구독자 수가 세 자리라면 만족스러울까?’ 참조) 열심히 글을 쓰는 것에 비해 빠르게 늘지 않는 구독자수로 인한 답답함을 호소한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특히 몇몇 작가님들께서는 나보다 훨씬 많은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건 없는 ‘선구독’으로 무한 감동을 선물해주시기도 했다. 긴 댓글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신 작가님들도 있었다. 비록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이지만 진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건 이런 느낌일까. 신기하고 새로웠다. 물론 답은 내 안에 있었지만 먼저 브런치스토리에 입성하신 선배 작가님들의 조언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느린 속도로 가더라도 꾸준함을 잃지 않는 것. 역시 답은 꾸준함에 있었다. 간혹 브런치와 다음의 선택을 받아 구독자수가 급증하는 작가님들을 보면 많이 부러웠다. 사실 브런치와 다음은 잘못이 없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내 마음이 고통스러울 뿐. 그러나 성장을 원한다면 힘들어도 냉정한 자기 객관화는 필요하기에 조용히 나를 돌아봤다.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매주 3회 이상 글을 작성하는 것이 새해 목표 중 하나였는데 비록 아직 1월도 채 끝나지 않았지만 난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더 많이 쓰고 싶지만 사고와 출산후유증으로 일주일에 3번 병원에 가고 2번은 필라테스 수업을 받는다. 가족과 공동육아를 하지만 엄마인 내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체력을 조절해야 한다. 조금 더 쓰려면 육퇴 후 넷플릭스 드라마 한 편까지 포기해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명치가 답답해져서 내려놓았다. (인간적으로 육퇴 후 드라마 한 편은 국룰 아닌가?)
매일 글을 작성하는 작가님들을 자주 보았다. ‘내가 너무 게으른가?’ 잠시 자괴감에 빠져 고통받을 뻔했지만 이내 나를 아껴주는 생각으로 전환했다. ‘7개월 아기 키우는 엄마가 일주일에 글을 3개 이상 쓴다고? 몸도 안 좋다며? 근데 그게 가능해? 이야 대단하다 정말.’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는 게 웃기지만 만약 나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육아동지가 “나 게을러서 일주일에 글 세 개밖에 못 써.”라고 말한다면 난 뭐라고 말할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그래 맞아 넌 좀 게을러.”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 마음이 복잡할 땐 ‘역지사지’ 요법이 꽤 효과적이다. 한편으로는 우리 아기를 적극적으로 돌봐주고 나를 지지해 주는 가족들이 내 옆을 지켜주는 덕분에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렇게 계속 가다 보면 언젠가 구독자수가 세 자리가 되고 크리에이터 배지도 달겠지? 난 그저 다른 작가님들과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질 시간에 나와의 약속을 지키면 된다. 마치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느린 거북이의 마음으로. 구독자수가 빨리 늘지 않아도 크리에이터 배지를 달지 못해도 나에게 글쓰기 자체가 주는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다. 외부의 보상이 없어도 순수한 몰입의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축복 아닌가. 부디 이 기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