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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두 Jan 08. 2024

추억의 그맛 쑥개떡

아련한 그맛

나는 떡을 즐겨 먹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유일하게 좋아하는 떡은 절편과 가래떡이다.

그마저 절편과 가래떡도 새해 첫날이나, 설날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찾아서 먹지 않았다.     

그러다가 다이어트 시작하면서 체질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식성이 바뀌었는지 갑자기 떡이 너무나 먹고 싶어졌다.

치킨, 라면, 족발, 순대, 튀김, 만두, 곱창, 피자 등등 평소 좋아했던 음식보다 왜 갑자기 떡이 먹고 싶은지 나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유일하게 좋아했던 절편과 가래떡뿐만 아니라 그냥 떡 자체가 너무나 먹고 싶었다.

퍽퍽하지만 백설기도 괜찮고, 송편도 좋지. 

팥으로 범벅이 된 시루떡. 우와. 이건 못 참지. 

쫄깃쫄깃한 찰떡은 또 어떻고.     

지금 다이어트 중일 때 일어나는 일시적인 탄수화물 금단(?)현상인가 싶어 억지로 참았다.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재래시장에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시각과 후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음식과 식자재들이 진열한 곳을 지나칠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냥 고문이다.

우와...

더욱이 떡집을 지나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이야... 저 시루떡 방금 쪄서 나왔나 보네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거 보니. 진짜 맛있어 보이네요.”

“하나 사.”

“다이어트 중이라 떡은 곤란해요.”

“하나 먹는다고 큰일 나? 괜찮어.”

“그럴까요? 그렇겠죠? 겨우 떡 하나인데.”     

결국 못이긴 척 떡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쑥개떡.

어릴 때 할머니께서 해주신 쑥개떡이 머릿속에 떠올라 선뜻 골랐다.

너무 어릴 때 먹었던 기억이라 맛을 다 잊었는데 이 떡을 먹고 그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까?     

한입 베어 씹었다.

우와.

쑥개떡이 이렇게 맛있었나?

조금 포장해서 표현하자면 천상의 맛이었다.

다만 할머니께서 해주신 쑥개떡 추억의 맛은 떠오르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지 그 맛 자체를 기억할 수가 없었다.

쑥개떡을 먹으니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 싶네.

분명 할머니께서 해주신 쑥개떡도 이 맛이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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