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을 그리며...
지금 쯤이면 절반은 환희에 차 있을것이고, 절반은 우울해 있으리라.
하루나가 나와서 이천원어치를 사다가 새콤달콤하게 무쳤다
아직은 여린 아이들이라 나의 입이 즐거워했다
무작정 봄이 온 것이 아닐것인데 하루나의 생명력이 각성제가 되어 나를 깨워주었다.
좀 젊을 때에는 나와 다른 목소리에 화가 나고 전투적이었다면 나이가 드니 휘몰아치는 감정을 추스를 수 있어서 좋다.
나와 다른 목소리는 어째서 그런 생각들을 하는지 되짚어 보게 되고 헤아려 보려 하는 요령도 생겼다.
썩어빠진 부패에 반목해야만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내가 있다면 추악한 위선을 가릴 줄 아는 눈높이 또한 정의라는 걸 인식하는 오늘의 내가 있다.
번아웃된 과거를 뒤로하고 우리는 오늘을 살아 가고 내일도 살아 갈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뭐지?"
하루나를 먹으면서 생각했다.
올 봄도 유채꽃이 피어 날 테고 5년 후에도 유채꽃은 피어 날 것이다.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 씨가 되고 싹이 되었다 꽃이 되기만 하면 된다.
반드시 옳은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아는 나이에 걸맞게 살아가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