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BE Sep 04. 2023

번외_블로그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 군대 속 커밍아웃 번외 편


번외 3편_ 블로그


블로그에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그간 모은 자료를 업로드했다.


블로그에 우울함에 대한 나의 일상을 연재를 시작했다.


블로그에 구독형 면도기를 추천한다는 포스팅을 했다.


블로그에 20대 초반에는 연애로 넘어가지 못한 섹스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고백했다.


블로그에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기억이 꽃샘추위처럼 아리지만 따뜻하다고 말했다.


블로그에 퇴사를 하며 이직 준비 한 내용을 공유했다.


블로그에 처음으로 내 얼굴이 나오는 부산 여행 브이로그를 올렸다.


블로그에 독서모임에서 읽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에 대한 감상을 독후감으로 남겼다.


블로그에 그린 샐러드 만드는 레시피를 쇼츠 형식으로 편집한 영상을 등록했다.


블로그에 박상영 작가 <믿음에 대하여> 책 서평에, 2030대 게이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썼다.


블로그에 여름이 좋은 이유를 웹툰 형식으로 그렸다.


블로그에 내 방을 랜선 투어 형식으로 사진 찍어서 업로드했다.


블로그에 추석 때 온 가족이 제주도로 여행 간 것을 브이로그로 올렸다.


블로그에 그동안 배운 업무 지식들을 일반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써서 정리했다.


블로그에 내가 덕질하는 가수의 포스팅을 연달아했다.


블로그에 회사 동기에게 축의금을 주기 싫어 메신저를 외면한 나의 옹졸함에 대해 고백했다.


블로그에 나의 연간 목표를 전시했다. 이외 97개의 게시물.



114개의 포스팅을 했다. 그중 5개의 게시물에서만 내가 게이인 것을 알 수 있다. 나머지 109개는 성정체성과 무관한 내용이다.


오늘 모든 글을 비공개로 돌렸다. 내 정체성을 모르는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브이로그를 잘 봤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아웃팅 두려움은 나를 이루는 114중 5로 인해 촉발되었고, 때론 그것이 내 삶 전부를 파괴할 폭탄처럼 느껴진다.


자기혐오에 점철된 오늘. 이 모든 게 나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길 바란다.





이전 05화 15 그해, 여름 손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