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밖에 모르는 아버지

폭싹 속았수다를 내가 못 보는 이유

by 소글남

'폭싹 속았수다' 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감동적인 서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입니다.


사실 저는 드라마 보는 것에 흥미가 없었습니다. 결혼 전, 드라마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던 드라마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다행히도, 아내와 결혼 후에는 늦바람에 빠져 아내와 함께 드라마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폭싹 속았수다'도 워낙 주변에서 추천을 했던 드라마라 ,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보려고 마음을 먹어도, 각오를 해도 결코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대략 여섯, 일곱 살 되었던 무렵 일요일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교회를 다니는데, 그때 다녔던 교회의 예배는 어른 예배보다 어린이 예배가 더 일찍 끝났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어른 예배가 끝날 때까지 교회 형, 누나들과 놀면서 기다렸을 텐데, 그날따라 같이 놀던 형, 누나들이 없었습니다. 심심함에 못 이겨 결국 어린 저는 혼자 집에 가기로 결심합니다.


어떻게 집에 가지? 아! 버스를 타고 집에 가면 되겠다.
잠깐, 버스는 어디에서 타지? 아! 저~쪽 길로 걸어가면 된다.


소나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어린아이 혼자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그렇게 버스 정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어른 예배가 끝나자 교회는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어린아이가 갑자기 사라진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는 세상을 다 잃은 사람처럼 저를 찾으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유달리 비가 많이 내리던 그날,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아버지의 시야에 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 멀리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를 터려던 당신의 아들을

초인적인 힘으로 달려, 버스를 타기 전 그 찰나의 순간에, 마치 슈퍼맨처럼 저를 안으셨습니다.


그때,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제 아버지는 가족이 전부이신 분입니다.


가족끼리 외식을 나가면, 맛있는 음식은 어머니와 누나와 제 차지입니다. 아버지는 다만 맛있는 음식을 저희에게 나눠주실 뿐입니다.

고기를 먹으러 나가면 아버지께서는 굽기만 하십니다.

뷔페를 가면 아버지께서는, 본인의 식사는 못 하시고 가족들이 먹을 음식만 가져오십니다. 가족들이 배부르다고 판단되면, 그제야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식사를 하십니다.



제가 어찌 이 드라마를 볼 수 있겠습니까.

저에게는 유튜브 쇼츠(1분 이내 짧게 편집된 영상)의 앞부분 10초만 봐도, 그 영상이 바로 눈물버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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