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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Feb 19. 2022

나혼자 제주 여행 FINAL

회자정리 거자필반

제주도 마지막 날. 7시 54분 기상. 사실 7시에 맞춰서 인근 제주 해안가 구경 좀 하려고 했는데 조금 아쉽긴 하더라. 그래도 푹 쉰 느낌이라서 다행이었다.


안녕 잘 있어라. 난 정말 간다.

전날 한라산 3병과 포도 와인 2명 깐 흔적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물어봄.

"난 정말 이 시국에 잘 온 건가. 후회만 없다면 이번 제주 여행 또한 큰 의미로 다가오겠지."


잘 있어라.  제주도의 푸른 밤과, 제주도의 비와, 길거리에 온전히 있는 유채꽃과 한라산 자락 동백꽃, 그리고 노지 감귤농장, 마지막으로 나와 함께 이야기해주고 잠깐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셨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스태프분들, 게스트분들.



마지막날 게하 사장님이 주신 한라봉
제주 담벼락보며 영수증 정리하기



그리고 인근 정류장에서 버스 타고 10분 안에 도착한 제주 공항 입성하기.

이날 비 많이 왔더라.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다행임. 아마 평일이라서 그랬나 봐.

지금쯤 다들 비 와서 실내에서 구경만 할 텐데. 뭐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으시겠지.


저 멀리 한라산 자락에 구름 낀 거 봐라.

다시 오라고 나한테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해야하는 나를 원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주도에서 사용했던 영수증을 정리해 보았다. 이 수많은 추억의 영수증은 이제 코팅, 박제하여 하나의 갓혁의 기록물로 유산을 남겨줄 것이다.  



2021년 12.11 ~ 12.15
제주 4박 5일 겨울 남자 혼자 제주 여행 느낀 점.


저번 달 11월 남자 혼자 강릉 여행 이후 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다가왔더라고요.

대부분 이야기하셨던 부분이 이거였어요.


"혼자 못 갔던 나를 성찰해 본다. 큰 용기를 얻었다."

"당시 혼자 못 갔던 나 자신에게 자존감과 자신감을 만들어주셨다."

"코로나라고 못 갔던 나를 용서한다. 사실 용기가 없었던 건 아니었을까."

"즉흥적으로 가는 그 성향 또한 실행력이 엄청나서 대리만족 잘 하고 간다."

"혼자 여행 잘 못하는 사람인데 동기부여 많이 얻고 가고 대리만족 받고 간다."


크게 와닿았던 부분이 아마 "혼자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하네요.


그런데 그 두려움, 사실 저도 엄청 많았거든요. 그래서 4년 전부터 취업 준비하면서 한 3번 광탈했나 그 우울함 때문에 거의 도시 생활에 대한 불신과 인간관계에 대한 실증으로 인해서 정말 도피만 하고 싶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정말 제 인생 변환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당시 효리네 민박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이효리가 했던 멘트와 명언들 또한 인기가 많아졌죠.


이효리 曰 : 니 인생은 너가 만들어 가는 거야. 그리고 인생은 오직 한 번이야. (YOLO)


지금은 좀 변질된 느낌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취업 준비 어려워했던 모든 청년들과 대학생, 공시생들에게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 또한 그런 상황이라서 더 유토피아를 갈망했던 거고요.


그래서 2018년 5월. 바로 제주 한 달 살기를 시작으로 세화 어느 민박집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 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 민박집이라 고기 구워주는 알바 형태로 한 달 살기 했었는데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사장님이 정말 잘 대해주셨고, 스태프분들과도 친해지면서 휴무에는 많이 놀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30일이라는 시간이 정말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제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고,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어우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죠.


네, 바로 서비스직과 영업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준비 중인 관광통역안내사 또한 서비스직의 하나로써 예전에 필리핀 보라카이 가이드 했던 경험을 삼아 준비 중입니다.


사실 전 내향적이에요. 원래 앞에 E가 아니라 I였어요. 그런데 제주도가 저를 많이 바꿨어요. 환경 무시 못 하더라고요. 여러분들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다만 지금 시국이 시국인지라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같이 못 간다면 적어도 '혼자 다녀오길 적극 추천' 드립니다. 그래야 자신의 강점을 더 극대화하고 단점을 깨뜨릴 수 있을 테니까 말이죠. 성산 어느 게하에서 사장님이 해주셨던 말이었어요. 굉장히 각인되었던 말이라서 제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어쨌든 말이 길었지만 이번 제주 여행 에피소드 1 ~ 10까지 만드느라 사실 조금 귀차니즘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 제주도 오자마자 밀린 업무가 쌓여서 처리하느라 바로 뻗었거든요. 그래도 세상 살다보면 나홀로 제주 여행 또한 굉장히 재미있는 상황이었다고 자부하려고 합니다.



제주 홀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팁을 몇 개 얻게 되었다. 이건 진짜 진짜 중요하니 꼭 참고 부탁드립니다!



- 나 홀로 여행 첫 루트는 무조건 제주 시내 인근 게하 추천드립니다.  그 이유는 거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홀로 여행 오셨기 때문에 동행을 구하거나 혹은 여러 정보를 얻고,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제가 가본 혼자 온 여행객을 위한 게하 추천드립니다. 다만 제 성향에 맞았고 부합했기에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 애월 아카시아 게스트하우스 (오션뷰, 바로 앞 애월 바닷가, 고즈넉한 풍경, 조용한 분위기, 인근 편의점, 하나로마트 10분)

- 제주 게스트하우스 민박 (제주 시내, 공항까지 뚜벅이 20분, 대중교통 10분 정도, 걸어서 바로 앞 바닷가 20분)

- 성산핫플게스트하우스 (소소한 파티, 우도, 성산일출봉 근처 15분 거리, 사장님께서 재미 있으심.)


- 뚜벅이 여행 시 무조건 대중교통은 감수해야 합니다. 홀로 여행 오신 분들  렌트카는 조금 사치라면 차라리 요즘 패키지로 제주 서부, 동부 하루 당일치기 여행 투어 있으니 한번 참고하시면 될 듯하고 그래도 그게 싫으시면 뚜벅이로 인근 놀 곳만 잘 잡아서 이동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우도는 무조건 가보세요. 제주도 오면 무조건 가야 할 곳 중 한 곳이 우도입니다. 여기는 뭐 말로 형용 안되고 도민들이 적극 추천해 주시는 곳들 중에 하나이며, 대부분 혼자 여행 오신 분들 포스팅 보면 우도는 꼭 가야 한다고 강조하더라고요. 저야 다를 것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갔다 오는 순간 행복함을 평생 느낄 테니까 말입니다.


- 여성 혼자 게하 갈 거면 차라리 파티게하말고 조금 더 돈 투자해서 단독 게하 및 독채 숙소로 가길 권유 드립니다. 사진 찍을 좋은 독채 숙소도 많고, 더욱이 안정성 때문이에요. 특히 요즘 픽업 서비스도 훌륭한 숙소 많으니 한번 찾아보세요!


- 제주 올레길, 둘레길은 하루에 하나씩 돌아도 괜찮을 듯합니다. 인스타용 사진용 핫플도 좋지만 제주 곳곳에 숨겨진 한라산 자락 올레길과, 제주도 바다 외곽 둘레길은 2~3번 코스 다녀보면 어느새 자연과 동화되어가면서 혼자 성찰하고 생각이 깊어지는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여행이란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비극이고, 아니면 반대일 수도 있겠네요.


막상 홀로 저 멀리 제주도로 여행해 보니 왜 사람들이 여행을 하면서 자신감과 자존심이 생기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혼자 여행 오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드리고자 이렇게 작성합니다.


그리고 저도 홀로 여행 계속 추친할테니 혹시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은 꾸준한 소통 부탁드립니다. 그럼 저도 여행함에 있어서 큰 동기부여받을 듯하네요.


감사합니다.



4박5일 무규칙 제주여행 정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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