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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린 방

by 밝둡

너의 무릎에 닿은

나의 손을

우리는 한참 쳐다본다

구릉 같은 무릎의 숲을 가로지르는

깍지 낀 침묵의

발아래로 모여든

왕년의 매서운 농담들이

눈치를 주어 모으며

스스로 벗고

억지로 열을 던졌다


주먹 쥔 침묵의 충돌이

앙증맞은 계곡의

낮은 폭포에

합세하듯 흩어지고

고인다.


어울리지 않는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나무 한 그루가

꽂힌

어느 도시에 걸쳐진 골목을

우리는 걷는다


찬찬히 설명하는

너의 입술의 춤

그 끝에 맺힌 단어를

우리의 손은 함께 더듬었다


나무는

우리 외의 것들을 모두 가렸고

드러나진

너의 춤이 그린 곡선의 말

선을 뒤뚱이며

올라탔던

우리 몸의 리듬


그런 식으로 만들었던

선들 사이의

입막음

숨 진 호흡

풀린 깍지

입 벌린 침묵

자백당한 신음


삼키듯 소리친

모든 시선이


한 번에

잠든 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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