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안 하기로 생각하기

by 해서뜬 손유빈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역시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 주간이다. 그 사이 엄청나게 저에 대한 생각이 발전되지는 않았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쥐고 있으려 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냈다. 생각해보니까 태어나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계속 드는 생각은 '내가 나를 너무 살펴보지 않았다' 라는 한줄이다. 나는 나를 너무 기능적으로 대하고, 주체적으로 대하지는 않았다. 어떠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스스로 질문했을 때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노력하고 매진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거다. 그게 잘 먹혀들 때도 많았고, 남이 주는 월급을 받던 때라면 더욱 무리될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지금의 제가 어느 정도 고기능의 인간으로 살 수 있게 된 데에도 감사한다. 그렇게 되고 나서 깨달은 거다. 인간 존재의 이유는 기능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지난 한 주 간 열심히 내면 소통이라는 책을 읽었다. 미미하지만 명상도 시작했고. 오늘은 감사 일기도 썼다. 회사에서 뜬금없이 책을 읽기도 하고, 30분이면 할 일은 2시간을 잡고 천천히 해본다. 일이 막 너무 하기 싫다!!! 이런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뭘 더 하고 싶지는 않은 상태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가 되었을 때의 조급증은 여전하다. 당장 바뀌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또 생각 안하기를 시도 중이다.


이번주의 명확한 소득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나의 이 생각 무한 릴레이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았고, 그래서 무언가 바뀌어야 하겠다! 라는 마음이 솟았다. 조바심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오늘의 이 글도 별다른 목적의식도, 방향성도 없지만 그냥 기록을 하는 데에 의의를 둔다. 이 시간들이 이어져서 무엇이 될까? 나에게는 아무런 무색무취의 날들인데, 이런 시간도 나에게 답을 줄까? 두려움 조금, 기대감 조금, 미미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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