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마음 백구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그때쯤이었던 것 같다.
그 녀석의 이름을 백구라고 붙였던 것을 보면.
백구는 그의 첫 스쿠터였다.
그는 꽤 오랜 시간 고민했었다.
스쿠터를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그와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 중에는 유독 스쿠터를 타는 이들이 많았다.
일을 하러 다닐 때 편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그가 스쿠터를 사지 않기를 바랬다.
내게 스쿠터란,
학창 시절 학교의 날라리, 불량학생들이
어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타고 다니던
위험천만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물건을 타고 다니겠다니! 맙소사!
하지만 결국 그는 스쿠터를 샀다.
강북... 어디였는지 지금은 잘 생각나지도 않는 그곳에 가서
스쿠터를 사고 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왔다는 그의 전화를 받고,
나는 헬멧을 주문했다.
이왕 샀으면 안전하게 탔으면 하는 바램에서 였다.
그리고 이름을 붙였다.
백구.
하얀 마음 백구.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당시 스쿠터 도난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우리는 스쿠터가 도난되더라고 결국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녀석을 백구라고 불렀다.
그렇게 1년여를 타던 어느 여름날,
빗길에 스쿠터가 미끄러졌다.
그는 다리를 다쳤고
병원에 입원을 했다.
그동안 스쿠터의 정체를 몰랐던 그의 부모님은
이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을 알게 되셨다.
그리고 결국 백구는 그의 곁을, 우리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