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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의 관심사가 생긴다는 것.

새로운 것을 함께 시작한다는 것.

by Dancing Pen Jan 17. 2025

그는

나를 J pop으로 이끌어준 사람이었다.

(그를 만나기 전 내가 알던 일본 뮤지션은 류이치 사카모토가 유일했다.)


일본 음악을 잘 모르지만

그와의 공통 관심사를 넓히고 싶었던 나는

나름 이런저런 일본 음악을 mp3에 넣어 들어보기도 했다.


하루는 그가 나의 플레이 리스트를 쭉 들어보다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깔깔 거리며 웃는 게 아닌가?

영문을 모르는 채 눈만 꿈뻑거리던 내게 그가 물었다.


"이 노래 어디서 찾았어?"


"응? 그냥 일본 음악 검색하다가 나온 것들을 다 다운 받은건데 왜?"


"이거...흠...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노래? 왜? 난 좋은 거 같은데... 별로야?"


"아니~ 이게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이 노래가 우리나라로 따지면 뭐랄까...

  트로트? 같은 거거든. 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좋아하는.

  근데 이 노래가 갑자기 레 플레이리스트에서 나오니까... 뭔가 웃기고 귀여워서."


_________________


우리는 종종 만화방에 가기도 했다.

(나의 첫 만화방 입문 역시 그와 함께였다)


사실 나는 만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인지라

관심이 크게 없었는데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나에게 이런저런 만화를 추천해 주곤 했다.


지금은 제목이 생각나지 않지만

어떤 천재의사가 나오는 이야기와

천재 배우가 나오는 이야기를 주로 읽었던 것 같다.

(난 주로 천재가 나오는 이야기를 좋아했었나 보다)


지금도 가끔 만화방에 가지만

그때의 감성은 다시 느낄 수가 없다.


눈을 감고 그려본다.

만화방으로 내려가던 계단,

책꽂이가 드르륵 움직이는 소리

어딘가에서 시작된 라면 냄새.

 

그리고

그의 어깨에 기대어 읽던

만화책, 종이 냄새, 그리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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