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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식해

그의 할머님을 잘 계실까.

by Dancing Pen Mar 21. 2025


가끔 한정식 집에 갈 일이 있을 때면 가자미식해를 만나곤 한다.

(그 외의 상황에서는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잘 없는 듯하다.)


가자미식해를 볼 때면 그의 할머니가 생각나다.

내게 가자미식해를 건네던 그의 할머니가.


오랜 기간을 함께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무슨 날이 되면 종종 가족 식사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처음엔 어색했던 그런 자리들이

햇수가 지남에 따라 딱히 부담스럽지도 어렵지도 않았다.

자연스레 그의 할머님께서도 나를 알게 되셨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할머니와 그의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할머니, 그, 나 - 이렇게 셋이서.


반찬을 가져다주러 오셨던 할머님께서 그에게 전화를 했다가

집 근처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침 밥때가 되었으니 같이 집에서 식사를 하자고 하신 것이다.

해온 반찬도 먹을 겸 해서.


그리고 그날,

난 가자미식해에 푹 빠졌다.


아마 그전에도 가자미식해를 먹어본 적은 있었겠지만

정확한 이름을 알게 된 것은 그날이었다.

할머님께서 해오신 가자미식해가 너무 맛있어서

이 반찬은 이름이 뭐냐고 물었으니까.


정말 그 반찬이 맛이 있었던 것인지

나를 다정하게 바라봐 주던 할머님의 따뜻한 눈빛이 좋았던 것인지

그의 가족과 식사를 하는 그 시간이 좋았던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날 이후로

가자미식해는 내가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다.

그리고 가끔 한 번씩 먹을 때면

그의 할머니를 생각한다.


아직도 건강하실까.

어떻게 지내실까.


부디 행복한 노년을 보내셨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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