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상 속에 사는 여자 VS 현실 속에 사는 남자

연애가 어려운 이유

by Dancing Pen


차를 타고 압구정 거리를 지나간다.


"오빠~ 우리 나중에 저런 집에서 살 수 있을까?

저긴 한강도 보이고, 아파트 뒤쪽으로 고수부지도 연결되고...

넘 좋을 것 같아. 우리 결혼하면 저기서 살자! 어때!"


"흠...내가 지금 회사 다닌 지 5년 차거든.

그동안 딱히 연애도 안 하고 해서 모아놓은 적금이 꽤 되는 편이긴 해.

아버지도 우리가 결혼을 하면 어느 정도 도움을 주신다고 하셨으니

그 금액이 작지는 않을 텐데... 그래도 저기 있는 아파트는 전세로 들어가서 살기도 힘들 것 같은데.

저기 말고 다른 동네는 어떨까?"


"......"


________________


"오빠~ 나 오늘 친구 결혼식 다녀왔는데 확실히 호텔 결혼식은 예쁘더라.

조명이 반짝이니까, 드레스도 반짝, 신부도 반짝~

우리도 나중에 호텔에서 할까?"


"흠... 결혼식 하루에 너무 많은 것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살 집이나.. 차.. 같은... 우리가 계속 가지고 쓸 수 있는... 그런 것에 돈을 쓰는 게 어떨까?

같은 돈이라도 그게 더 실용적이잖아."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이고 현실적이었다.


나는 몽상과 공상, 상상을 넘나드는 철부지였다.


그의 현실적인 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말 거기에 살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당장 살자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듣고 싶은 답은

"별도 달도 다 따줄게~"와 같은 그런 말이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오빠"


"응?"


"내가 정말 저걸 다 해달라는 거 같아서 그렇게 대답하는 거야?

나는 그냥... 그냥 뭐랄까... 네가 원하면 나는 뭐든 할 수 있어! 뭐 그런 대답을 듣고 싶은 건데...."


"그런 거짓말이 너한테 의미가 있니? 그건 그냥 거짓말이잖아.

나는 너한테 거짓말로 만족을 주고 싶지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고 할 거야."


"......"


그런가....

그런 건가....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11화나의 결핍을 그에게서 채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