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할 수 없는 게 인생이겠지.
지난겨울.
그러니까 2024년 12월의 어느 날,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길어야 6개월이라는 의사의 말에 부랴부랴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날로부터 정확하게 3년을 살다 가셨다.
아이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겨울방학은 온통 시어머니로 가득 차게 되었다.
장례를 치르고, 슬픔에 힘겨워하는 가족들을 서로 위로하며
4주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방학은 마무리되었다.
이번 여름,
아빠가 돌아가셨다.
지병이 있긴 하셨지만 지병으로 인해 돌아가신 게 아니었다.
모두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사람에게 심정지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오는 거구나.
이 심정지가 정말 우리 아빠한테 일어났다는 건가?
심정지가 맞나?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이의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주였다.
그리고 약 한 달이 지났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정말 아빠가 돌아가시긴 한 거 같은데... 진짠가?
그렇게 아이의 방학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어쩌다 보니 나의 아이는
시어머니가 가는 마지막길, 영정사진을 들었다.
아직은 손이 작아 보는 사람이 불안해지는, 그런 모습이었지만
실수 없이, 마지막까지 시어머니를 잘 배웅해 드렸다.
그리고,
아빠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나의 아이를 본다.
고작 6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지난겨울보다 안정적이다. 그새 아이가 큰 것일까?
조문객을 받고 안내하는 일도 능숙하게 해낸다.
이런 일을 잘 해내는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면서 속상하다.
아직은 몰라도 되는 일이 아닌가...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 수는 없었던 걸까....
아마도 이 아이는
친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에도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을 책임지게 되겠지.
할머니, 할아버지를 마지막까지 배웅해 드릴 수 있으니...
이것은 이 아이의 복일까? 이걸 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건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