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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힘이 쎈놈이 나를 괴롭힐 때 어떻하지?

여는 글

by 내성적인 회사원

혹시 힘이 강한 사람에게 괴롭힌 당한적이 있는가??



상황이 크든 작든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가정에서 누군가에게 억압받고 통제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모에게, 직장 상사에게, 혹은 연인에게 말이다. 당신이 싫다고 하여도, 그들의 뜻대로 움직여야 했을 것이다.



이럴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우리가 약자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상황에 대해 조금만 더 설명을 해보겠다. 이해를 돕기위해 몇가지 예시를 준비 했다. 사실 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지만, 몇가지 공감 할 수 있는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우리집 고양이 or 강아지가 밖에 나갔다가, 누군가가 돌을 던져 학대를 받았다고 생각해도 좋다. 나는 상상했을 때 이게 제일 열받더라.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다. 문화재들이 파괴하고, 도자기 장인을 포함한 여러 능력자들은 일본으로 끌려갔다. 여성들도 일본으로 끌려가 성적으로 유린당했다. 이 상처는 독립한지 8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 할아버지,할머니 세대가 직접 겪은 이야기이다.


부모가 자녀를 학대 한다. 육체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힘이 쎈 부모가 어리고 약한 자녀를 학대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본인의 기분이 나쁘다며 때리고 욕한다. 어린 자녀는 자신이 무언가 잘못해서 혼난다고 생각을 한다. 이 기억의 상처를 평생 가지고 살아간다.


학교에서 힘이 쎈 사람이, 한 학생을 따돌린다. 힘이 강한 학생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한다. 다른 학생들을 선동하며, 힘이 약한 사람을 따돌린다. 이유는 단순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피해 학생에게 학교란 무엇일까?? 매일 가야 하는 학교에서 자신의 마음은 점점 좀먹어 간다.



직장 상사의 괴롭힘, 간호사의 태움, 군대에서의 갈굼, 동물 학대, 데이트 폭력 등 힘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수 없이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검색창에 '학대' '따돌림' '침략' 등을 검색을 해도 수만 가지는 찾을 수 있을 거이다.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가정해보자. 힘이 강한 사람이 우리를 괴롭히고, 무시하고, 유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이다. 과연 이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 스스로 싸워서 이겨야 할까?

- 참으면서 살아가야 할까??



많은 고민이 들 것이다. 슬프지만, 쉽게 해결 방법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괴롭힘이 지속되고 시간이 흘렀을 때, 피해자에게 선택지는 하나 밖에 없게 된다. 정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어떤 선택지이지? 라고 궁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뉴스에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선택지는 바로 '자살' 이다. 스스로의 삶을 멈춤으로써 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앞으로 내가 쓸 글들은 내가 직접 겪은 일이다. 회사에서 힘이 강한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유린당하고 괴롭힘을 당해왔다. 나의 선택지는 멍청하게도 참아내는 것이였다. 참으면 해결이 될줄 알았다. 참을 인자 세번이면 사람을 구한다고 하지 않는가??!!



결과는 어떠했을 것 같은가?? 참을인자 세번이 사람을 구하기는 커녕, 사람을 죽일뻔 했다. 나 스스로를 죽였다. 나는 결국 회사에서 스트레스성 실신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 후 바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죽을뻔 한 것이다.



아마 당신도 힘이 강한 사람이 당신을 괴롭히는 것을 겪었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자살이라는 유일한 선택지에서, 이 사람은 이렇게 판단하고 행동했구나' 하고 말이다.



사실 나의 이야기도 정답은 아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도 있구나, 이런 해결 방법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 보자. 조금 더 살아남기 위해서,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좋겠다. 내 이야기를 듣고 당신이 육체적 or 정신적으로 죽지 않는다면 나는 만족이다.



약자가 살아남기 힘든 이 험한 세상에서 우리 한번 같이 살아남아 보자.





안녕하세요, 시작하기에 앞서서 간단하게 제 소개를 할게요.



저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이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인터넷에 정보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어요. 아무리 검색을 해보고, 도움을 요청해 봐도 근로기준법을 설명한 글과 답변뿐이었어요. 클릭하여 확인해 봐도 결국 노무사와 상담해 보라는 이야기여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정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할 경우 어떻게 진행되고, 나에게 어떠한 상황이 펼쳐지는지에 대한 내용은 단 하나도 없었어요. 당시에 저는 이것이 가장 힘들고 너무나도 무서웠어요. 정보가 없다 보니, 신고 후 발생할 일들에 대해 계속해서 망상을 하게 되었어요. 더 안 좋게, 더더욱 안 좋게 생각을 하다 보니 결국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려갔어요.



그래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못하고 계속 참고 견뎠어요.



두려움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에요. 가해자가 나한테 무슨짓을 할지도 두려웠고, 더 이상 회사를 다니지 못할까봐 두려웠고, 이직하기 어려울까봐 두려웠어요. 이제 와서 느끼는 거지만 이 두려움이라는 것은 제가 만들어낸 헛된 망상이었어요. 신고를 하고 나서 제가 상상한 두려움들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당시에는 몰랐어요. 그래서 욕설과 폭력을 당하는 상황속에서 신고를 못하고 계속 참고 있었어요.



그리고 매일 밤 오늘 괴롭힘 당한 상황들과, 내일은 어떤 괴롭힘을 당할지 걱정하는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어요. 새벽 3시가 넘어서 겨우 잠드는 상황이 반복이 되었습니다. 불면증인 것이지요. 저는 계속해서 정신적으로 벼랑 끝에 몰리고 있었어요.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이 생겼고, 잠을 못자다 보니 신경이 예민해 졌어요. 그리고 불면증에 의한 스트레스가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악순환이 시작되었어요.



그렇게 참고, 또 참으며 회사 생활을 하다가 결국 사고가 터졌어요. 제가 회사에서 스트레스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죽을뻔한 사고가 발생했어요. 다행히 맨바닥에 부딪혀서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책상 모서리나 의자 바퀴에 눈이나 이가 부딪혔다면 어떻게 되었을 까 하는 상상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요.



바로 응급실로 실려갔고,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하였어요. 피를 뽑고, CT를 찍고, 검사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 같아요. 저는 제 어딘가 몸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결과는 신체적 이상이 없음이었습니다. 매우 건강한 상태였던 거예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병명이 나오지 않았어요. 이럴 경우 제가 어떻게 예방을 해야 하나요?"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근육이 긴장이 되어 피가 머리에 통하지 않아서 쓰러지는 경우가 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나요??"



정신적 스트레스라는 말에 생각이 바로 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매일 같이 욕설을 하고 위협을 하는 가해자 였습니다. 더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었어요. 왜냐하면 죽을뻔 한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에요. 이때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결심했어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나서야 신고를 결심하게 된 것이에요. 하지만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듯이, 제가 가진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신고를 진행하여 마음고생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다른 피해자 분들은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작성해 봅니다. 막상 글을 쓰려고 이전에 작성한 일기와 블로그 글들을 읽다 보니, 예전 기억이 나서 멘틀이 흔들리더라고요. 글을 작성하면서 코피도 정말 많이 흘린것 같아요. 그만큼 어렵게 쓴 글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다 보니,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았어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우선 사람과의 관계가 다 무너져 버렸어요. 제 자신이 예민해진 상태이다보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 했기 때문이에요. 연인, 가족, 지인, 회사 동료 등 모든 관계가 무너져버렸습니다.



이런 기억과 연관된 슬픈 감정들이 심장부터 시작해서 몸 전체로 퍼져가 손 끝이 점점 저려 왔습니다. 중간에 그만둘까 생각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래도 이 글을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적고 있어요.



제가 블로그에도 정보를 작성해놓았는데요. 이러한 정보성 글보다 감정이 섞인 현실적인 이야기가 피해자 분들에게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분들이 괴롭힘을 신고하거나, 맞서서 대응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데는 정보보다는 제 이야기가 더 도움이 된다고 느꼈어요. 그분들이 제 이야기를 읽고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자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요.



살을 빼기 위해서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세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했는지, 그 과정을 어떻게 이겨내고, 어떠한 감정이 들어서 힘들었는지 이야기를 해주는 게 더 도움이 되는것 같이요.



그리고 잃어버린것도 많았지만,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삶의 지혜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알게 되었거든요. 앞으로의 글에서는 이 이야기도 같이 해보려고 해요.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다른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은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고, 두려움이라는 감정의 늪에 빠지지 않았으면 했어요. 마음고생을 좀 덜 하고, 잘 대처했었으면 했습니다.



사실 지금 여는 글에서 작성한 내용이, 이 책 내용의 전부라고 봐도 돼요. 여기에 추가로 제가 어떻게 정신적으로 무너진 상태에서 회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해보려고 합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셨던 분들께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당신께서 겪고 계신 고통이 하루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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