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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성적인 회사원 May 05. 2023

[21] 복수는 달콤하다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 하고, 가해자는 징계를 받았다.

'최고의 복수는 용서다'

'잘 사는 것이 최고의 복수다'




대체 이런 속담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누가 이런 속담을 만들었을까? 이 사람은 복수라는 것을 해본적이 있는 사람일까?? 복수를 하고나면 이렇게 기쁜데 말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고 인정받은 것이 복수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복수는 너무나도 달콤하다. 속이 참 시원하다. 이겼다는 짜릿한 기분마저 든다. 마음이 상쾌하다. 10년묵은 체증이 싹 가라앉는 기분이고, 머리속이 상쾌해진다. 양치질을 열심히 하고, 솔의 눈을 먹는 느낌이라고 할까나.




가해자는 결국 징계를 받았고, 나와 부서가 분리되었다. 나는 기존 부서에 남아 있게 되었고 가해자는 다른 부서로 전배를 당했다. 그런데, 이 마저도 불복해서 징계위원회가 몇 번이나 열렸다고 한다. 변호사 노무사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인정했는데도, 여전히 반성이 없는 가해자이다. 




참고로 150 명 가량 카카오톡으로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반성을 하는 가해자는 단 한 명도 못 봤다.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도 않았을지도...




그러고 보니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여러 가지 복수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을 때 대부분의 의견은  다 부정적이다. 한번 검색을 해보길 바란다. 주로 용서하라고 한다. 자기 삶을 살라고 한다. 그 에너지를 발전적인 곳에 사용하라고 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지속된 괴롭힘으로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정말 많다. 일상생활이 불가능 한 사람도 많다. 더이상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상처를 받을까봐 사람을 경계하고, 두려워 한다. 제일 최악인 건 부정정인 기억이 무의식에 박혀 버려서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면 기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면 학교폭력 관련한 netflix 드라마 더글로리를 보면 주인공은 어릴 때 고데기로 피부가 지져진 경험이 있다. 이 경험 때문에 불판에서 고기가 익는 소리만 들어도, 이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실신을 할 정도로 힘들어한다. 




이런 과거의 억울함을 마음에 쌓아둔 체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복수를 해본 사람으로서, 나는 이게 참 이해가 가질 않는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최고의 복수는 용서이다' 이런 이야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평생 당하고만 살라는 이야기 인가??' 

'자기에게 헤를 끼친 모든 사람들은 용서해 주면서?'

'선을 넘는 불합리함을 받아들이면서 살라는 이야기 인가??'




물론, '복수는 허무하다' 이 이야기는 동감한다. 다 끝나고 나니까 허무하긴 하더라. 아마 온 집중을 다한 나의 목표가 사라져서 그런 것 같다. 정확히는 극도의 짜릿함 뒤에 끝없는 허무함이 몰려오긴 한다. 



사실 이렇게 따지면 큰 성취를 하는 것도 허무함이 몰려온다. 몇년을 걸쳐서 공부를 하고 경쟁을 해서 좋은 대학 또는 좋은 회사에 입학을 해도 즐거움은 순간이다. 오래가지 않는다. 즐거움이 오래 가지 않는 다고 해서 내가 한 노력들과 결과에 대해서 허무하게 생각할 것인가?? 나는 단언코 말할 수 있다. 아니다!!




내가 한 노력들과 이에 대한 결과는 그대로 나에게 남는다. 나에게 피가되고 살이 되어 있다. 복수도 마찬가지이다. 복수도 성취와 같이 목표를 이룬 것이다. 이 둘은 거의 비슷하다.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그것을 이루었을 때는 허무함이라는 감정이 무조건적으로 따라온다. 그런데 성취는 좋게 해석되고, 복수는 왜 나쁘게 해석되는지 모르겠다. 목표를 위해 노력한 것은 둘 다 똑같은데 말이다. 



나는 이 허무함 때문에 심적으로 고생을 많이 하긴 했다. "이게 끝?" 이라는 감정과 함께 허무함이 몰려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나는 선을 넘는 불합리함에 용기내어 대응을 하였고 승리했다. 가해자는 징계를 받았고, 부서이동을 했다. 나는 가해자에게 복수를 한 것이다.



물론 복수를 하고나면 허무하긴 하다. 그래도 복수는 할 수 있다면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남는게 더 많다. 참고로 내가 말하는 복수의 허무함도 복수의 즐거움 처럼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도 즐거움 보다는, 허무한 감정이 좀 더 오래가긴 하더라. 이것은 집중할 것이 사라져서 그런 것인지, 목표가 사라져서 그런것인지는 모르겠다. 




다음 글은 이 허무함에 대해서 작성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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