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는 출발선상에 모두 동일하게 서 있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개인의 페이스에 맞춰 결승선에 도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을 마주치는데, 서로 이 레이스에서 먼저 피니시 라인에 도달하기 위해 경쟁하며 지나친다. 이때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서로 발맞춰 2인 1조로 함께하려는 모습은 동반자와도 같다. 그리고 때로는 같이 뛰면서 함께 있다가도 속도가 달라 각자의 페이스에 집중한 채 멀어지지만, 결국에는 모두 결승점에서 만나게 된다.
결국, 결승점에 도착하면 턱밑까지 숨이 차오르는 힘듦을 견디고 완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성취감과 성공을 안겨 준다.
그리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완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대견하고 대단하다고 아낌없이 칭찬해 준다.
마라톤은 우리의 인생과도 같다.
다들 출발선부터 결승선에 다다를 때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힘듦과 기쁨을 모두 느끼게 된다.
살아가면서 희로애락을 경험하고,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가기도 한다.
내가 알게 되는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으며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인연이 좋고 나쁜지는 그 당시에는 알 수 없다.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그때는 절친이었고 모든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였지만,
반대로 나의 비밀을 다 알고 있어서 잠시라도 거리를 두게 되면 위험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반면, 악연으로 만난 사이여도 그 사람으로 인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귀인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마라톤을 뛰고 나니, 너무 남보다 빨리 나아가려고 아등바등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느꼈다.
잠시 숨을 고르며 멈추어도 되고, 주변을 둘러보며 ‘내가 잘 가고 있나? 내가 가는 방향이 내가 원하는 길이 맞는가?’를 점검하며 천천히 나아가도 된다.
누군가 뒤에서 쫓아온다고 생각하여 억지로 떠밀리듯 앞으로 힘겹게 갈 필요는 없다.
나의 목표는 나의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보다 먼저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내 인생에서 발자취를 남기며 한 페이지씩 넘어가고 있을 뿐이다.
사필귀정 (事必歸正) – 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
혹여나 일이 도중에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결국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전화위복 (轉禍爲福) – 재앙이 오히려 복이 되어 돌아온다.
지금 겪고 있는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언젠가 복이 될 수 있으니, 현재 상황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
인생지사 새옹지마 (人生之事 塞翁之馬) – 한 번의 성공과 실패로 인생을 판단할 수 없다.
좋고 나쁨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이 인생의 순리다.
고진감래 (苦盡甘來) –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
인간은 모두 세상에 태어나 저마다 하나씩 발자취를 남긴다.
어떤 이는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이는 세상에 이름을 남긴다.
그리고 떠날 때는 ‘즐겁게 이 세상을 살다 간다’며 인사할 수 있어야 한다.
힘든 날도 있겠지만, 한 고비씩 넘기며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마지막 결승점까지 무사히 도착하자.
마음이 아프면 건강했던 몸도 병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정신 수양에도 힘을 쓰고, 나를 좀 더 아껴 주며 내 마음과 몸을 잘 챙겨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