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힘든 하루, 롯데리아에서 얻은 깨달음

by Asparagus


육아가 너무 힘든 날이 있었다.

한동안 친정에 와서 도움을 받고 있었지만, 임신 탓인지 감정이 자꾸 폭발했다.


진짜 미치고 환장할 것 같아, 나는 조심스레 말했다.


“엄마, 미안한데… 나 한 시간만 나갔다 올게.”


단 한 시간만이라도 숨을 쉬고 싶었다.
짧은 그 시간 동안이라도 마음을 조금이라도 비우고 싶었다.


집을 나섰지만, 솔직히 갈 데가 없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결국 롯데리아로 들어갔다.
혼자 앉아 햄버거를 시켰다.
뜨겁게 갓 튀긴 감자튀김, 통통한 새우버거.
웃기지만, 입에 들어가자 조금씩 마음이 진정되는 게 느껴졌다.


그때, 8명이 단체로 들어왔다.
‘단체 손님이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자연스럽게 시선이 멈췄다.
그들은 지능적으로 장애가 있는 성인들이었고, 선생님 두 분과 함께였다.


햄버거 하나를 온전히 먹는 것조차, 그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한 일이었다.

한 명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또 다른 한 명은 자리 사이를 뛰어다녔다.

작은 혼란이 계속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차분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 안 돼~”


햄버거를 다 먹은 뒤였다.

한 성인 여성이 조심스레 껍질을 들고 쓰레기통으로 다가갔다.

선생님은 그 작은 행동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손뼉을 살짝 치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잘했어요. 최고예요!”


그 순간,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눈물이 살짝 맺혔다.

나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힘들다고 생각한 일들은…
사실 저들의 매일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구나.’


그들의 부모는, 매일매일 이런 순간들을 몇백 번, 몇천 번 겪으며
같은 사랑과 안타까움, 희망과 불안을 느꼈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불평하고, 지치고, 화내던 마음이
이 순간,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게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햄버거를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오래, 아주 오래 씹었다.
눈물이 맺힐랑 말랑, 감정이 폭발할 듯했지만,
이제는 뛰어나오고 싶다는 마음 대신
‘다시 해보자’라는 생각이 생겼다.


고통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하지만 오늘 나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힘겨움을 준 일상에도
조금은 감사해야겠다는 마음을 배웠다.


사람으로서, 엄마로서, 내가 느끼는 작은 짜증과 피로가
결코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속삭였다.


다시 해보자.
오늘보다 조금 더, 내일보다 조금 더.


그리고 마음 한 켠에,

이 조용한 결심이 오래도록 남기를 바랐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14화엄마들의 은밀한 자존심: 기저귀 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