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울고, 둘 다 숨죽인 그 밤

작은 몸, 큰 마음 – 부모가 느끼는 공포와 사랑

by Asparagus


육아를 하다 보면,

‘내 마음이 이렇게 작아도 되나’ 싶을 만큼

무력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날도 그랬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올랐다.
손바닥만 한 작은 몸이, 순식간에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

해열제를 먹였지만, 재채기는 연속으로

터져 나오고, 콧물은 흘러내리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나는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났다.


‘어떡하지… 이러다 큰일 나는 건 아닐까…

지금이라도 응급실에 가야 하나?’


혼란과 불안이 꼬리를 물고 달려들었다.

밤은 끝없이 길었다.


아이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겨우 잠을 청했고,

나는 아기 손을 잡았다 놓았다, 이불을 덮었다

걷어내었다 반복하다가 아침을 맞이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오픈런이라는 걸 했다.
병원이 문을 열기도 전에 달려가, 거의 첫 번째로 들어섰다.
결과는 순식간에 결정된 입원.


입원을 위해 링거바늘을 꽂으려 하자,

힘없이 풀이 죽어 있던 아기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소리 지르며 발버둥을 쳤다.

움직이면 다치기에 나는 온 힘을 다해 아이를 꼭 안았다.

작은 몸에서 느껴지는 힘과 괴로움이 동시에 내 심장을 옥죄었다.


입원 기간 5일 동안, 나는 매 순간 아이의 호흡과 울음을 살폈다.
진짜로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이 무엇인지,

그 깊이를 몸으로 절실히 느꼈다.


남편이 아플 때도 이렇게까지 마음이 쓰이지는 않았는데,

(뭐, ‘언젠가 낫겠지’라는 느긋한 마음도 있었고)

왜 우리 아기는 이렇게 마음을 저릿하게 만드는 걸까.


손에 꽂힌 작은 주사 바늘을 볼 때마다 눈물이 차올랐다.

사랑하는 존재가 아픈 순간, 마음은 함께 아프고, 함께 떨린다.


나는 손을 꼭 잡고 숨을 맞추며 속삭였다.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여기 있어.”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감정 속에서,

아이와 나는 서로를 지탱하고 있었다.


다행히 다음날 아기의 컨디션이 돌아온것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허기가 느껴졌다.


하루하고 반나절을 꼬박 굶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나는 진짜로 깨닫지 못했다.

평소라면 밥 굶고, 커피 한 잔 못 마시면 안달이 나던 나인데

신기했다.


참으로,육아는 내가 가진 모든 감정을 다 느껴보는 체험장 같다.

사랑과 공포, 기쁨과 불안이 뒤섞인 감정을 느끼며

나는 조금씩 철들어가고, 부모로서 성장해간다.


가끔 TV에서 “아기에게 바라는 것이 있냐”라고 묻는 장면을 보면,

아이는 그저 건강하게 잘 자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그 이상의 바람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나는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아픈 아이를 품고, 눈물을 훔치며 깨달았다.

별것 없는 일상이 얼마가 감사한것인지.


잠에 든 아기를 보며, 느낀 게 많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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