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꾸의 에니어그램 성격이야기 1부>
4번을 이해하는 핵심 문장은 '나는 특별합니다'입니다.
바게뜨님: 제가 물건 보는 안목은 좀 있어요. 사진 속 벽지 보이시죠? 프랑스산 벽지인데 이거 사려고 제주에서 서울까지 갔잖아요. 인테리어 쪽으로는 탁월하다고 생각해요. 친구요? 글쎄요. 절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결국 혼자 있는 편이 낫더라구요. 살아온 인생 굴곡이야 선생님이 아실테고 사람들이랑 대화하다보면 어느 순간 탁 막혀요.
그나마 아들 하나 믿고 살았는 데, 여자 친구 생긴 뒤로는 달라졌어요. 아니 사귄지 100일 된 애랑, 결혼할 사이도 아닌데 같이 여행가는 게 말이 되나요? 여자애 사진을 봤는데 우리 애랑 어울리는 외모도 아니고, 며칠 사귀다 헤어졌음 좋겠어요.
머핀님: 외로움을 즐기는 편이에요. 사람들이랑 같이 있을 때는 즐거운데 혼자 있으면 그냥 저만의 세계에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서 어떨 때는 그 느낌이 더 편해요. 작사, 작곡을 하는데는 이런 제 성향이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대부분 가사가 혼자 그 감정에 몰입해있을 때 나오거든요.
어렸을때요? 그냥 혼자 놀았던 거 같아요. 부모님이 바쁘시기도 했고 말이 좀 안 통했어요. 부모님이랑 저랑 생각하는 게 너무 달라서 가끔은 입양한 딸 아닌가 그런 생각 해 본 적 있어요. 뭐 얼굴이 붕어빵이라 지금은 아니라는 거 알지만. 남자친구는 지금은 없어요. 헤어진 지 한 달 됐어요. 헤어진 건 제 탓이 커요. 제가 감정기복이 큰 편인데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들거나 좀 우울하면 말도없이 잠수타는 편 이거든요. 전 남자친구가 몇 번 걱정하다가, 나중엔 화를 내더라구요. 전화도 안 받고 숨는 버릇 고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크루아상님: 감정기복이 큰 건 아닌데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은 맞아요. 이유가 있을 때도 있고, 이유를 찾지 못할 때도 있는데 들 뜨기도 했다가 좀 가라앉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저 자신을 살펴보려고 해요. 쇼파에 앉아서 차마시는 거 좋아하거든요. 가라앉을 때는 좋아하는 걸 하거나 좀 쉬는 편이에요.뭔가 결정할 때 주변 사람들 말도 참고하고, 충분히 시간을 갖고 선택해요. 지금 나의 선택이 다음의 결과니까요.
취미요? 페이퍼 플라워 크래프트라고 입체 종이접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주름지로 화관만드는 거 요즘 하고 있어요. 친구 야외촬 영에 쓸 거 부탁받았거든요.
4번 유형은 깊은 감정의 바다 속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남들보다 더 예민하고 풍부하게 느끼며, 그 감정 하나하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쁠 때는 하늘 위를 걷고 슬픔에 잠길 때는 밑바닥까지 가라앉는 듯한 우울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서 어떤 때는 그 감정 속에 들어갑니다.
4번 유형이 자주 느끼는 정서는 ‘무언가 부족해’, ‘어딘가 나와 세상은 맞지 않는다’는 막연한 결핍감과 소외감입니다. 현실의 자신과 그 이상 사이의 간극에서 슬픔이나 열등감을 경험하곤 합니다.
혼자 있는 걸 즐기면서도, 동시에 외로움을 깊이 느끼고, 그 외로움조차 자기만의 감정으로 받아들입니다. 4번 유형의 감정적 깊이는 예술적 감각과 창의성으로도 이어지며, 글쓰기, 음악, 디자인, 감각적인 표현을 통해 나타납니다.
4번 유형의 마음에는 숨겨진 믿음이 있습니다.
‘나는 평범해서는 안 돼.’
‘나는 특별해야 하고, 내 감정도 남다른 의미가 있어야 해.’
그래서 현실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종종 질투나 허무함을 느끼기도 하고, ‘나는 왜 이렇게 복잡하지?’ 하며 스스로를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머핀님처럼, 이들은 감정의 세계에 몰입할 줄 알지만 그 감정이 너무 깊어지면 현실과의 연결이 약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이 사람은 나를 다 이해 못 할 거야’라는 생각에 거리감을 두거나 먼저 단절을 선택할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그런 자신을 미워하면서도, 그게 자신의 방식이라 믿으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4번 유형의 내면에는 ‘네가 스스로에게 진실하다면 너는 괜찮다’는 메시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싶은 욕구가 크고 슬픔, 상실, 이별 등의 감정에 깊게 빠지기에 때때로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감정에 휘둘리기도 합니다.
4번 유형이 건강하게 발현될 때의 장점은 창의성과 진정성입니다. 4번 유형은 자신이 느낀 것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예술적 재능이나 공감 능력이 있습니다. 진실한 감정 표현과 삶에 대한 고백은 다른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바게뜨님처럼 감정이 사람보다 앞설 경우, 자신의 감정을 중심으로 관계를 해석하고, 상대가 자신의 기준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서운함이나 분노가 쉽게 올라옵니다.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예민해지고,
때로는 상대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옵니다.
크루아상님처럼 비교적 건강한 상태의 4번 유형은 감정에 압도되기보다 그 감정을 살펴보는 힘을 키워갑니다. 감정이 일어날 때 ‘지금 내 안에 어떤 느낌이 올라오고 있지?’ 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며, 좋아하는 활동이나 루틴을 통해 자신을 다독이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느끼고,감정이 나를 통제하도록 두지 않을 때, 4번 유형의 내면은 점차 단단하고 따뜻해집니다. 자신의 깊이를 스스로 받아들이게 되면, 그 따뜻함은 자연스럽게 타인과의 관계에도 흘러가게 됩니다.
복잡하고 섬세한 4번 유형의 감정 흐름 안에는 ‘나는 진짜 나로 살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감정의 이해는 때때로 힘들지만 그 느낌을 이해하고 품을 수 있다면, 삶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