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유치원 정규과정만, 영어노출은 집에서..
나는 내가 목표한 대로 정말 영어뿐 아니라 다른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첫째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게 되었다. 가끔 힘들 때도 있었지만 아이가 가장 많은 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에 책을 많이 읽어주고 놀 시간을 마련해 준 점에서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며칠 전 첫째 친구엄마가 입학을 앞두고 고민이 있다며 전화가 왔다. 유치원 영어학원에서 옮기는 데 어디가 좋을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에게 학교 가면 학원이 줄어서 놀 시간 많을 거라고 했는데 상담을 받아보니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뿐 아니라 숙제도 상당히 많아서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미리 영어유치원에서 경험을 해서 굳이 유아기 때는 영어 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뚜렷했다. 그래서 첫째가 3살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해 주었었지만 결국 그 아이는 일반적인 사교육으로 발을 돌렸다.
새벽달님의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에서 하신 말씀이 있다. “ 좋은 것을 알면 흔들림 없이 간다. 나에 대한 기대도 낮춰야 한다. 엄마가 조금만 더 애쓰면 아이의 영어를 모국어처럼 쉽게 배울 수 있는 영어공부 골든 타임을 놓치는 일은 없다. 문제는 엄마의 영어 실력이 아니라 의지에 있다. 영어는 시간과 노력이 환경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하셨다.
우리말이 완벽하지 않은 시기에 영어유치원에서 4~5시간 보낸다고 영어를 잘하게 되는 건 아니다. 유치원 오후반은 더 하다. 내가 영어에 자신 없다고 기관에 맡기고 안심하다가 나중에 실력이 없는 아이를 보고 한숨 쉬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결국 돈 낭비하고 아이는 영어에 대한 안 좋은 인식만 생기게 된다. 최소한 유아기 때는 기관의 힘을 빌리는 것보다는 집에서 좋은 영상과 책으로 차고 넘치게 들어 영어 소리의 절대적인 시간을 채워야 한다. 내가 말할거리, 콘텐츠가 쌓여야 영어도 잘할 수 있다.
아이가 정규교육과정 안의 영어시간만 보아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6세 때 파닉스를 배워서 그 노래를 따라 해도 언뜻 물어보면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또 내가 따로 그 부분을 다루지 않으니 7세에는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유치원 특강으로 짧은 시간의 경험만으로도 아이는 영어시간은 재미없다는 표현을 한다. 이런 상황인데 영어유치원에서 오랜 시간 한들 아이들이 재미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즐겁게 다니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내 아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집에서 영어를 노출하면서 쉽지만은 않았다. 아이가 뒤집지도 못할 때부터 영어노래 들려주고 책을 읽어주었음에도 5세쯤 강한 영어거부가 왔었다. 내가 영어책을 읽으면 손으로 귀까지 막았고 영어책을 읽어주려고 꺼내면 숨겨 놓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거기서 내려놓지 않았다. 생각한 끝에 한글책 읽기 전에는 영어책 한 권을 읽어주거나 밥 먹는 시간을 이용해서 읽어주었다. 그렇게 꾸준히 쌓이니 자연스레 영어책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중요한 건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지 확실한 목표와 흔들리지 않는 엄마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멀리 내다보고 나의 로드맵을 확실히 세우면 주변에서 어디 보낸다거나, 다른 아이는 더 잘하고 있는 모습에 흔들리지 않는다. 물론 잠시 고민할 수 있지만 다시 나의 원래 계획으로 돌아오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보다 엄마가 아이의 원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나는 기관을 보내는 대신 내가 먼저 읽어줄 그림책을 낭독한다. 아기 때는 읽어주기가 쉬웠는데 점점 글밥이 많아지면서 버벅 거리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처음보다 자연스럽게 읽어주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엄마의 낭독실력과 아이의 듣기 실력이 함께 느는 순간들이다. 엄마의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은 영상이나 cd의 원어민 발음을 듣고 스스로 고쳐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의 편안한 목소리는 영어책의 거부를 줄여주고 엄마가 미리 낭독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는 아이가 입시를 위한 영어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영어로 된 글을 편히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럼 굳이 지금 파닉스를 중시하고 교재로 진도를 나가는 영어학원은 갈 필요가 없다. 주변에 흔들리고 있다면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크면 좋을지 먼저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가 즐기며 성장할 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 주는 것이 엄마가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