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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Oct 26. 2023

초1 느린 아들 영어 홈스쿨링 진행 이야기

느리지만 꾸준한 루틴이 아이를 성장하게 만든다

내 아이의 최고의 선생님은 당연 엄마이다. 여기서 선생님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코칭으로서의 의미이다. 내 아이의 수준, 흥미, 성향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엄마이기 때문이다. 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받아들이고 빠른 둘째보다 나는 다소 늦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첫째 이야기를 주로 하려고 한다. 나는 나만의 철학이 있었기에 아이가 느리더라도, 아웃풋이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나의 방식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 초1인 첫째는 익숙한 영어단어는 조금 읽으려고 하고 영어 단어 쓰는 것도 서툰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이건 정말 한글의 속도와 비슷하게 가고 있는 듯하다. 넷플릭스 영어영상을 보며 이해하고 웃으며 즐겁게 본다. 또 자주 본 표현은 외워서 동생과 주고받으며 이야기한다. 화상영어를 하면서 선생님과 대화를 주고받는 게 가능하다. 영어그림책을 읽고 영어로 질문하면 대답할 수 있다. 빠른 아이들에게는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영어에 관한 한 사교육을 전혀 하지 않고 엄마와 해서 이 정도면 남편과 나는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느리지만 아이가 자기 속도대로 성장하는 게 보인다.    

 


영어도 한글의 속도에 맞추면 된다. 우리 첫째는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한글을 늦게 떼었다. 한글을 떼고 나니 파닉스와 사이트워드를 가르친다거나 완벽하게 익히지 않았을지라도 조금씩 영어를 읽어려는 모습이 보인다. 요즘 리더스북을 읽고 있는데 비슷하게 읽고 있으며 화상영어할 때도 문장을 제법 읽고 있다. 리더스북을 읽을 때 녹음을 해 주면 더 잘하려고 하고 자기가 녹음한 걸 듣는 걸 좋아한다. 욕심을 버리고 꾸준히 하니 아이가 스스로 터득해서 성장하는구나를 깨달았다. 내가 만약 빠른 다른 아이들을 보고 조바심을 내어 아이에게 가르치려들거나 억지로 익히게 했다면 아이는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영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말을 배우듯 차근차근, 한글의 속도에 맞추어 영어도 진행하는 게 맞다는 걸 깨닫는 중이다.  

   

꾸준히 루틴을 지켰다. 아이가 아기 때부터 영어노래, 영어책을 매일 읽어주고 지금도 학교와 학원을 다니지만 영어영상 1시간, 영어그림책 5권 이상의 루틴은 꾸준히 지키고 있다. 둘째와 달리 첫째는 영어책을 잘 가져오지 않기에 밥 먹는 시간에는 꼭 영어책으로 시작을 한다. 속도가 느릴지라도, 양이 적더라도 매일 하려고 한다. 초등학생이 되고는 아침마다 파닉스교재 2페이지도 루틴에 추가되었고 자기 전에 펜으로 영어책 듣기, 읽기도 하고 있다. 처음에 루틴을 잡는 것이 어렵지 하나가 습관이 되면 하나 추가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가 않다. 영어영상을 제외하고는 10~20분만 하루에 소요되니 아이에게 부담이 없다. 인풋으로만 쌓인 배경지식이 파닉스책과 영어책 읽기로 조금씩 정확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집에 영어책이 많아야 한다. 영어는 우리나라와 같은 외국어환경에서 언어 그 자체를 접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꾸준히 엄마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영어육아서를 읽으면 영어책은 사라는 의견이 많은데 나도 이에 동의한다. 우리 집에는 영어책만 꽂혀있는 책장이 따로 있다. 아이들은 지나가다가 거기서 책을 뽑아 오기도 하고 둘째 같은 경우는 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또, 아기 때 읽었던 책은 다시 읽으면 추억과 함께 감회가 새롭고 여러 번 읽으면 자연스레 외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경험은 빌린 책으로는 만들어질 수가 없다. 

     

아이가 관심 있는 것을 파악하여 적절하게 활용한다. 우리 아이들이 오랜 시간 좋아한 것은 페파피그였다. 반복하여 보면서 대사를 외워 서로 주고받기도 하고 덩달아 아기 때 사서 묵혀있던 책도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은 우연히 빌린 슈퍼테이토에 관심 있어 구매하니 수시로 읽어달라고 가져왔다. 그러다 영상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본 후로는 외워서 역할극을 할 정도이다. 책 뒤 페이지를 보더니 그 작가 다른 책도 사달라고 하여 샀더니 오자마자 읽어달라고 하였다. 이렇게 아이들은 자기가 보고 싶거나 관심 있는 것은 영어도 상관이 없다. 그걸 잘 관찰하여 활용하면 된다. 첫째는 반복을 싫어하는 아이이기에 나는 베드타임을 활용했다. 잠들기 전까지 반복하여 들려주는 게 효과가 좋았다. 그 외에 자기가 좋아하는 포켓몬은 영어영상이라도 집중해서 보기도 한다.

   

책과 더불어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자주 또는 규칙적으로는 아니지만 책 이외에 아이가 영어를 접할 기회를 제공해 주긴 했다. 체험단으로 리딩 *** 온라인 독서프로그램, 화상영어, 원어민 체험수업 등을 했다. 이것들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아이가 영어를 언어로써 활용할 기회가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내 아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이와 책과 영상으로만 진행하다 보면 지금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이러한 환경들이 가는 길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또, 아이도 영어를 활용하면서 왜 해야 하는지를 인식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꾸준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내를 가지고 일상에서 반복되는 상황을 활용하면 어느새 아이에게 많은 구슬이 쌓여 자연스럽게 영어를 활용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홈스쿨링 영어는 어찌 보면 외롭기도 하고 잘 가고 있는지 흔들릴 때도 많다. 하지만 엄마의 뚜렷한 교육철학으로 내 아이를 믿고 간다면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결과를 가져올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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