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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Nov 24. 2023

8세 엄마표영어의 과도기

내 아이에 맞게 계속 변화를 주어야 한다.

어찌 보면 엄마표영어는 외로운 길이다. 막상 주변에 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고 아이마다 성향, 흥미가 다르기 때문에 딱 정해진 방법도 없다. 여러 책을 읽어보니 영어도 모국어의 수준을 따라간다 하여 첫째가 한글이 느리니 그에 맞춰 천천히 가리라 마음먹었었다. 사실 그래서 그때까지는 편히 인풋만 쌓자는 마음이라 편하기도 했다. 주변에 잘하는 아이들 보면 고민될 때도 있었지만 내 아이의 발달에 맞추어 가리라 굳게 다짐하며 인풋의 루틴만 지켰다. 그런데 아이가 입학하고 한글을 어느 정도 읽고 쓰니 이제 변화를 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며 추가하기도 하고 방법도 바꾸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입학 전까지는 영어그림책을 즐기는 둘째에 비해 첫째는 영어그림책을 가져오는 경우가 드물기에 밥 먹는 시간, 자는 시간 등 영어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정해서 적어도 5권을 채우려고 했다. 아침 30분, 저녁 1시간 넷플릭스로 영어영상을 보여주었다. 놀이할 때는 영어노래나 책의 음원을 들려주어 3시간을 채우는 편이었다. 


 예비초가 되면서 파닉스 교재를 추가했다. 아이가 아는지 모르는지 체크하지 않고 다른 문제집 하는 중간에 끼워서 딱 2페이지만 하게 했다. 초반에는 매일 하지 않았지만 2학기가 되고는 매일 하고 있다. 지금 파닉스교재 2가지 종류로 반복하고 있는데 이제야 파악하고 읽을 때 눈에 보이는 듯하다. 파닉스와 더불어 사이트워드도 중요하기에 접하게 하고 있는데 이건 스콜라스틱 서포터스를 하며 한 번씩 보는 계기가 되었다. 체험단이 귀찮기도 하지만 정기적으로 포스팅을 해야 하기에 아이를 꾸준히 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그렇게 파닉스교재와 사이트워드 스토리북을 읽으며 익숙해진 단어가 많아지니 화상영어할 때도 문장을 제법 읽는 모습이 보였다. 


 여러 육아서를 읽으면 <집중 듣기>라는 것을 꼭 해야 할 것 같아 6세부터 한 번씩 시도를 해 보았다. 그런데 아이가 하기 힘들어했다. 그래서 욕심부리지 않고 리더스북 3권 정도 펜을 이용해 듣고 한 권은 소리 내어 읽어보게 한다. 처음에는 하기 싫어했는데 몇몇 친구들과 매일 인증하면서 하니 이제 당연히 하는 루틴이 되었다. 그리고 리더스는 글이 짧기에 아이가 읽기에 부담이 없다. 나도 욕심으로는 집중 듣기도 30분 하고 싶고 글밥 많은 책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만 하고 대신 “꾸준히” 하는 것을 꼭 지키려 한다.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지 시작해서 루틴으로 자리 잡으면 해야 하는 걸로 알고 힘들어도 한다.


 넷플릭스 영상을 원하는 것을 보게 해 주다 보니 재미 위주로 보아 아이의 영어 수준과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영어 수준을 낮은 걸 반복하여 보며 영어를 따라 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잠자기 전 페파피그 영상을 한 편 보고 잠들기 전까지 소리만 들려주었다. 그게 벌써 2년이 되어갔다. 그 덕에 둘이 상황극도 하고 자주 들은 표현은 입으로 말하며 아이들이 영어 발화가 조금씩 느는 효과는 있었다. 그러다가 슈퍼테이토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남편이 잠들기 전에 영상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었다.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니 받아들였다. 그래서 지금은 영상음원을 들려주기보다는 press start나 MR. men 등 글밥이 많은 책의 음원을 들려주고 있다. 이큐의 천재들을 여러 번 읽었기에 들으면서 누구를 말하는 건지 맞추는 재미도 있다. 


 이렇게 큰 틀 영어노출을 위해 그림책과 영상 등은 유지하지만 세부적인 것은 계속 고민하고 아이와 이야기하며 바꾸어 가는 중이다. 엄마표로 하기에 내가 조금 정보를 모르고 못 해주면 아이가 나중에 힘들어지지는 않을지, 더 잘할 수 있는데 뒤처지지는 않을지 고민이 안 될 수가 없다. 


 당연히 지금보다 더 노출해 주고 더 많이 읽어주면 좋고 빨리 늘 것이다. 하지만 엄마도, 아이도 할 수 있고 없는 것이 있다. 나는 아이의 책 목록, 영상 목록, 시간 등 기록하는 게 어렵다. 또, 유튜브 영상, 책 일일이 찾아서 저장하고 그걸 제공해 주는 게 어렵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쉬운 방법 선에서 한다. 책을 구입할 때는 판매량 순에서 아이가 재미있어할 만한 것만 고르고 유튜브는 포기하고 넷플릭스로만 영상을 택했다. 기록도 매일은 어렵지만 이렇게 몇 개월에 한 번씩 생각이 날 때, 아이에게 변화가 있을 때 기록하려 한다. 


 아이는 아직 앉아서 집중 듣기 하는 것이 어렵다. 그럼 과감히 포기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내년에 다시 한번 시도해 볼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만 꾸준히 해 보기로 결심했다. 또 조바심 내지 않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만 꾸준히 할 것이다. 


 엄마표영어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오랜 기간 함께 하려면 엄마도, 아이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나와 아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꾸준히 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주변 아이가 아닌, 유명한 학원 커리큘럼이 아닌 기준은 “내 아이” 여야 한다. 내 아이의 발달,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 내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하며 고민하고 그에 맞게 가야 한다. 지금은 미리 나아간 아이들보다 느려 보일지라도 꾸준함이 쌓여 어느 시기가 되었을 때 시너지가 날 거라 믿는다. 한 가지 방법을 고수하기보다는 아이를 관찰해서 파악하고 의논해 가며 내용과 방법은 수정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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