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추억이 있는 장소들도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결혼 후 경기도에 터를 잡았지만 나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친정도 인천이기에 아이와 자주 가게 된다. 어디 갈지 고민할 때도 경기도 외에 인천에 있는 장소들을 간다. 아이와 다니며 내가 어렸을 때 가 본 장소에 가면 추억에 잠기며 엄마의 추억 이야기를 들려줄 수가 있다. 또 내가 가보았을 때와 달라진 모습에 모르는 지역을 방문할 때보다 나 스스로 느끼는 부분도 많다. 아이와 새로운 장소를 가는 것도 좋지만 엄마나 아빠가 자랐던 장소, 좀 더 잘 알고 있는 곳을 방문하는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친정이 부평이기에 부평에서 가까운 장소를 주로 갔다. 대게 5번 이상 방문했다고 할 수 있다. 친정부모님은 지금 사는 곳에서 거의 20년을 살았지만 얼마 전 우리 아이들과 산책하면서 처음으로 부평역사박물관을 방문하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다고 감탄하셨다. 이렇게 집 근처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지만 잘 가게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부평역사박물관도 가면 소소하게 아이가 체험할 것들, 부평의 역사와 함께 우리나라의 과거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공원과 연결되어 산책하기도 좋다. 굴포누리기후변화체험관도 정말 많이 간다. 친정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되기에 특별히 갈 데가 없을 때 차를 이용하기보다 아이들과 산책 겸 걸어서 자주 갔다. 실내에 디지털미디어 등 체험할 것도 많고 야외에 숲놀이터가 있어 함께 이용하면 좋다. 또 많이 간 곳이 부평나비공원이다. 거리가 얼마 안 걸리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곤충도 보고 큰 악기들이 있어 아이들과 나들이하기에 좋다.
인천 하면 아무래도 떠오르는 곳이 차이나타운과 월미도가 아닐까? 여기는 아무래도 내가 어렸을 때부터 유명해서 아이들과 추억 나눌 이야기가 많았다. 그때보다는 좀 더 이용할 곳도 많고 박물관도 많지만 예전보다는 사람이 줄어든 추세다. 특히 재작년인가 월미바다열차를 이용했을 때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중간에 정차하면 구경하고 다시 타고 그랬다. 월미공원 안에도 동물과 한옥들이 있어 구경할 것들이 많다. 그 안에 한국이민사박물관도 무료지만 볼 만했다. 월미도하면 갈매기에게 새우깡 주는 것과 월미랜드도 빠질 수 없다. 안전이 우려되어 자주 가지는 않지만 갈 때마다 놀이기구 한두 개씩 타면 아이들은 엄청 신나 한다. 차이나타운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면 이국적이라 좋다. 얼마 전에는 여기 모여있는 개항박물관등 4~5개들을 모두 구경했는데 작지만 아이들과 일본에 개항했던 우리나라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박물관 구경하고 짜장면까지 먹고 오면 하루가 완벽하다.
인천은 바닷가가 가까워 바다가 보고 싶을 때 갈 수 있다. 우리가 자주 가는 곳은 정서진 아라타워이다. 차로 20분만 가면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직접 바다를 느끼고 싶으면 영종도를 간다. 영종대교가 생기고 이동하기가 편해졌다. 요즘은 많이 알려져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가까이 갯벌과 함께 이용하기가 좋다. 영종진공원과 영종역사관도 잘 되어 있어서 감탄하며 구경했었다. 아이들과 꼭 가보기를 추천하는 장소 중 하나다. 좀 거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 강화도에 가서 일몰을 보며 바다구경을 해도 좋다. 요즘 핫한 장소인 조양방직카페도 들르고 강화자연사박물관과 역사박물관, 고인돌이 있는 장소도 내가 좋아하는 장소들이다. 몇 해 전에는 배 타고 덕적도에 갔었다. 섬에 가면 정말 잡을 것이 많아 아이들이 신나 한다. 그때는 어른에게는 그것 외에 할 게 없어 재미없다고 느꼈는데 아이는 그 이야기를 참 많이도 꺼낸다. 역시 어른과 아이는 느끼는 것이 다른가보다.
아이와 체험, 여행이라고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주변, 할머니댁 주변부터 하나씩 다 함께해 보자. 예전에 갔던 장소이면 엄마, 아빠의 추억과 함께 변화된 모습을 설명해 주면 이야깃거리가 되고 새로 생긴 장소라도 아이 덕분에 그렇게 엄마, 아빠도 경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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