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포형제맘 Apr 03. 2024

어쩌다 보니 겨울만 캠핑

캠핑으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가족의 추억


 캠핑은 힘들지만 재미있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가기 전부터 며칠 먹을 것을 장보고 짐을 챙긴다. 또 가서는 텐트 치고 정리하다 보면 2시간은 훌쩍 넘긴다. 덥거나 추운 건 기본이고 제일 불편한 건 화장실이다. 특히 밤에 신발 신고 걸어가야 하는 화장실이 참으로 귀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캠핑은 참 매력적이고 여러 추억을 안겨준다. 그렇기에 힘들어도 또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어쩌다 보니 겨울만 캠핑을 갔다. 겨울이 예약이 쉽기도 하고 나머지 계절은 캠핑이 아니어도 근처 공원이나 갈 곳들이 많아서 일 것이다. 겨울에는 춥긴 하지만 키즈룸이 있는 곳에 가면 여유롭게 놀 수도 있고 눈이 오면 실컷 눈놀이도 할 수 있다. 또, 늘 아이들이 텐트 안에서 놀 것들을 준비해 간다. 어렸을 때는 클레이, 슬라임을 그리기 도구와 함께 꼭 챙겼고, 내가 책을 읽어주어야 하기에 얇은 책 여러권으로 가져갔다. 지금은 주로 보드게임과 아이들이 오래 읽을 수 있는 백과사전식의 책을 가져간다. 그럼 텐트 안에서 책 보고 보드게임하다가 밖에 나가서 놀다 오고 밥 먹고 놀고 반복하게 된다. 




당일치기로 여행을 가면 하루 종일 구경하느라 바쁘게 돌아다니게 된다. 또, 집에 있으면 아이들끼리 에너지가 넘쳐 싸우거나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이다. 캠핑은 두 단점을 보완해주지 않나 싶다. 놀이터를 가도 친구가 없거나 같이 놀던 아이가 가면 놀이가 끊기는데 캠핑장은 같이 노는 아이가 오래 머물기 때문에 신나게 논다. 그럼 엄마아빠는 텐트 안에서 휴식을 취한다. 지난번 캠핑에서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서 노는데 헤어질 때까지 서로의 이름도 모르면서 노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밥 먹느라 잠시 헤어지면 서로의 텐트에 가서 놀자고 찾기도 한다. 그렇게 스스럼없이 노는 아이들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우리는 주로 키즈캠핑장을 이용한다. 저렴한 가격에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정말 많다. 처음에 갔던 곳은 온수수영장에 키즈룸이 있어서 2박 3일 동안 알차게 이용했다. 게다가 시간대별로 바이킹을 탈 수 있어 즐겁게 놀고 왔다. 두 번째로 갔던 곳은 눈썰매장이 함께 있어 눈썰매도 타고 눈이 있는 곳에서 아이들과 재미있게 보냈다. 이런 시설이 없다면 그래도 트램펄린은 꼭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한다. 그래야 실컷 뛰고 그 안에서 친구들과 놀기 때문이다. 



캠핑하면 캠핑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부부는 술 마시는 걸 즐기지 않아 후다닥 먹고 치우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다~ 그리들에 구워 먹는 고기는 더 맛있고 샤부샤부, 토스트 등 집에서 보다 훨씬 맛이 나는 건 분위기도 한몫하지 않을까? 고기를 잘 먹지 않는 둘째도 지난번 캠핑 때 고기를 얼마나 먹었는지 모른다. 지나고 나서 얘기한다. 캠핑 때 먹었던 것은 다 맛있었단다. 가기 전부터 노래를 불렀던 마시멜로우도 구워 먹었다. 그리들에 구워 먹어서 굳이 장작이 필요 없었지만 아들의 마시멜로우에 추운데 밖에서 열심히 불을 피웠던 남편이었다. 이런 추억들이 숙소를 예약해서는 접하지 못하는 것들인 것 같다. 또 집에서는 각자 하고 싶은 걸 하기 바쁜데 텐트 안은 아늑해서 도란도란 보내는 시간이 참 좋다. 



 캠핑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었던 추억들이다. 직접 우리가 텐트를 치고 꾸미는 것은 글램핑에서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렇게 가족이 함께 쌓은 추억들이 아이가 커서 힘들 때 이 기억들이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장소를 바꾸면 평소 보던 가족도 새롭게 보이고 끈끈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캠핑을 가면 자연 그대로를 느끼며 즐길 수 있어서 소중하다. 얼마 전 다녀왔으니 아마도 우리의 다음 캠핑은 내년쯤 가지 않을까?

이전 06화 아이와 함께한 내가 살던 인천의 다양한 장소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