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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May 23. 2024

같은 뱃속에서 나와도 너무 다른 두 형제 키우기

육아도 아이에 맞게,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 상대에 따라 다른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심지어 같은 상대라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응해야 한다. 한번 쓴 계책은 폐기하고 늘 새롭게 연구하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 살면서 한 번은 손자병법 중에서>


 같은 엄마, 아빠에게서 태어났는데 어쩜 이렇게 다를까 싶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더 느끼는 중이다. 아이의 성향, 발달, 흥미 무엇하나 같은 게 없다. 그래서 아이 하나를 키우면 다 내 아이 같을 것 같지만 둘 이상을 키우면 아이마다 정말 다르다는 걸, 또 그 아이에 맞게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걸 느끼게 되나 보다. 다른 두 아이를 키우느라 두 배 더 신경 써야 하고, 더 많이 고민해야 해서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육아가 재미있기도 하고 한 아이에게 기대를 낮추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2살 차이의 형제라 관심도도 비슷할 줄 알았다. 바다동물, 공룡, 자동차, 곤충에 관심 있었던 첫째처럼 둘째도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둘째는 식물에 관심이 있다가 요즘 들어 바다동물과 곤충에 관심을 보인다. 그러니 나는 늘 두 가지의 흥미에 따라 책을 구입하거나 빌려야 하고 놀이나 학습도 다른 주제로 관심을 끌어주어야 한다. 도서관을 가도 첫째가 좋아할 만한 책, 둘째가 좋아할 만한 책을 다 빌려온다. 이렇게 같은 성별의 형제라도 관심과 흥미가 다르기에 그 아이에 맞게 다르게 접근해 주어야 한다. 에너지가 배가 든다고 생각이 들지만 좋은 점도 있다. 서로의 그때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보고 나서 지식을 알려주며 아이들의 지식이 확장한다. 관심 없다가도 동생이, 형이 이야기하면 관심이 생기고 내가 빌려오지 않았던 책이라도 동생이, 형이 보고 있으면 같이 보게 된다.     

 

 두 아이는 흥미도 다르지만 아이에 따라 발달 수준도 다르다. 초1까지 그림에만 눈이 가고 초2가 되어서도 아직 글자가 익숙지 않으니 학습만화를 더 선호하는 첫째다. 하지만 스스로 한글을 깨쳐 요즘 형아가 읽는 책의 수준인 문고판까지 읽는 둘째를 보면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첫째만 키웠다면 둘째처럼 빠른 아이들은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 엄마인 나는 아이의 발달차이를 알기에 다르게 접근한다. 문자가 느린 첫째를 위해서는 계속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수준에 맞는 책을 빌려오고 있다. 그리고 읽어달라면 언제든 읽어준다. 영어도 집중력을 알기에 책 한 권 집중 듣기하고 짧은 책 낭독을 시켜보고 있다. 문자가 느리기에 교재와 병행을 한다. 하지만 둘째는 그럴 필요가 없다. 스스로 문자와 소리 관계를 터득해서 영어도 혼자 읽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럼 옆에서 칭찬과 격려를 해 주며 더 읽어보게 하고 계속 흥미 있어할 만한 책을 찾아주기만 하고 있다. 아이의 발달 수준에 따라서도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아이의 학습, 독서, 영어습관을 위해 나름의 규칙을 세운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아이에게 무조건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에 맞게, 상황에 맞게 바꿔가며 조율해 간다. 아이가 6세 때부터 집중 듣기에 관심이 있었다. 그 당시에 싫어해서 7세 때 다시 해보고, 8세 때 다시 해보고 안 돼서 지금은 아이가 해 보겠다고 해서 1권씩만 하고 있다. 만약 내가 필요하다고 계속 강요했다면 아이는 아예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침에 문제집을 하는 게 원칙이지만 늦게 일어났거나 어떤 것이 오래 걸려서 다 마치지 못했을 때는 다녀와서 아이가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꼭 그 안에 마무리해야 하기보다는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상황에 따라 조율해 가면서 한다. 또, 작더라도 아이에게 선택권을 준다. 자기 전에 주로 스스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데 몇 시부터 할 건지 꼭 아이가 정하게 한다. 그럼 그 시간이 되면 불만 없이 늘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매일 일과 중에서도 융통성이 필요할 때들이 있다.     



 

아이가 그때 그때 흥미가 다르게 때문에 그에 맞게 제공해야 하고 싫어하면 다른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또, 아이의 발달에 따라서도 접근 방법은 달라야 한다. 아이가 준비되었을 때 시너지가 나기 때문이다. 지금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해야 하기에 아이의 반응이 중요하다. 아이가 흥미 있는 것을 늘 관찰하고 그에 맞게 바꾸어 본다. 또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아이의 관심도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하게 제공해야 한다. 큰 틀의 로드맵과 규칙은 갖고 있되, 아이, 상황, 발달에 맞게 조정하면서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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