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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절, 놀이육아의 추억

둘째가 어린이집 가면, 다시 일할 줄 알았다.

by 포포형제맘 Mar 21. 2025

둘째가 세 살이 되면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도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다. 바로 코로나. 모든 계획이 멈춰버리고, 어쩔 수 없이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코로나가 옮는 것도 두려웠지만 아이를 보내도 원 운영이 제대로 안 될 것 같았다. 나만 편하자고 기관에 보낼 수도 있었지만 내가 선생님이었을 때를 생각해 보니 보내는 게 안 되었다. 코로나가 막 시작되어 나라도 어수선하고 무엇하나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았다. 만약 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낸다 해도 분명 선생님들도 정신없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이 될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보내느니 차라니 내가 데리고 있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내가 영어유치원 경험이 있으니. "좋아, 영어 놀이라도 해보자!" 생각하고 아이들과 영어놀이라도 제대로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점점 범위가 넓어졌다. 영어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한글, 오감 놀이까지… 어느새 집은 작은 놀이학교가 되어버렸다. 



영어 하다 보니 수학과 한글도 해야 할 것 같았고, 인스타에서 올라오는 여러 놀이들을 저장했다가 해 주기도 했다. 미리 생가했다가 알파나 다이소가서 재료들을 준비하며 새로운 재료로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어느 날 남편은 이런 데 돈을 많이 쓰고 있다며 한 소리를 하기까지 ㅎㅎ



외출을 해도 그냥 하지 않고 목공풀, 물감 등을 챙겨갔고, 친정이나 시댁에 머무를 때도 아이들을 위한 놀이를 생각해서 하루에 하나씩은 꼭 하려고 했다. 참 열심히 놀아주었다고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기억 못 하는 것도 있지만 지금도 사진 보면 기억난다고 하거나 책 읽어줄 때 엄마랑 뭐 했었다고 얘기하는 거 보면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힘든 순간도 많았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많았고, "내가 지금 뭐 하는 걸까?" 싶은 순간도 찾아왔다. 둘이 재료를 여기저기 튀게 하여 소리를 지른 적도 있고, 청소하기 힘들어 화를 낸 적도 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첫째가 좀 크니 같은 놀이를 제공해도 시시해하는 걸 보고 아이가 한창 즐길 수 있을 때 온전히 함께 한 게 정말 큰 축복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특히 과학실험을 좋아했다. 그래서 과학실험 책을 사서 하기도 하고 다양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과학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영어나 한글을 익힐 때 신체를 활용하면 성공이었다. 지루하게 학습지나 워크시트로 하기보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한다던가 직접 손이나 발로 치게 하면 정말 재미있게 참여했다. 





많은 시간을 아이와 온전히 보내면서 한 가지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 그렇게 열심히 놀았어도 아이가 학습적으로 막 엄청난 발전을 한 건 아니었다. 대신 아이가 그 시간들을 정말 즐겼고, 나와 더 친밀해졌다는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그게 학습보다 더 중요한 게 아닐까? 함께 웃고, 함께 경험하고, 서로를 더 사랑하게 되는 시간. 


만약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놀이를 하지도, 이렇게 많은 사진을 남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매일 놀이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때의 시간들이 있었기에 아이와 더 단단해졌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결국, 그게 진짜 남는 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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