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힘, 영어원서 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by 포비포노

영어원서공부방을 하다 보니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았다.

주기적으로 영어원서도 구매해야 하고, 어떤 책인지 미리 읽어봐야 했다.


하지만 공부방을 오픈하고 나서 영어원서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그동안은 주로 내 아이들에게 영어그림책만 읽어주었기 때문에 글이 많은 책은 쉽게 읽히지 않았다.

눈앞의 일들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원서 읽기는 자연스럽게 미뤄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화정별빛 원장님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가 함께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그 자리에서 바로 용기를 내어, 막내 기수였지만 집에 오자마자 원장카페에 ‘함께 영어원서 읽기 모임을 하자’는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리니 몇 분의 원장님들이 신청을 해주셨다. 그런데 나는 그분들의 연락처도 몰랐다.

어떻게 소통을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오픈채팅방이 떠올랐다.

작년까지 ‘엄마영어스터디’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그 아이디어를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그때는 수익도 없고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쓸모 있는 경험이 될 줄은 몰랐다.

그 시절의 나에게 고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Reading Route’ — 영어원서로 함께 가는 길이라는 뜻의 방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원장님들을 초대했다. 처음에는 여러 의견이 오갔다.

함께 읽을 책을 정하고 매일 인증하기로 했고, 아이들에게 할 질문도 만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질문까지 만드는 것은 부담이 되어 오래가지는 못했다.


결국 지금은 각자 읽은 부분을 인증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아이들도 그렇지만, 어른도 부담이 없어야 오래 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모임 덕분에 나는 영어원서를 꾸준히 읽게 되었다.

물론 읽지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채팅방이 있기에 며칠 빠졌다가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혼자였다면 잠깐 손을 놓고 그대로 멈췄을지도 모른다.

다른 원장님이 인증을 올리면 ‘나도 읽어야지’ 하는 자극을 받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부터 읽으니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았고, 내가 읽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관심을 보였다. 아들은 엄마가 무슨 책을 읽는지 물으며 자신이 읽은 부분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학생들 중에도 내가 읽고 추천한 책이라며 글이 많아도 도전하는 아이들이 생겼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모델링이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키즈엔리딩 원장님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책의 중요성을 알고, 함께 읽는 즐거움을 아는 분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다.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데, 원장모임에서는 모두 같은 마음을 가진 분 들뿐이었다.

예전부터 성장하고 싶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모임을 찾았는데 키즈엔리딩을 하며 그 바람이 모두 이루어졌다.


이 내용을 블로그에도 올렸는데, 어느 날 대표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지금 읽고 있는 로알드 달 원서의 수준과 내용, 함께하고 있는 멤버들 이야기를 물어보셨다.

그리고 막내가 이런 모임을 만든 것이 기특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을 들으며 나 스스로도 놀랐다.

이런 용기와 실행력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책을 읽는 엄마이자 원장으로서, 나는 아이들이 책을 통해 성장하길 바랐다.

그런 마음이 영어원서를 꾸준히 읽게 하고 내가 스스로 모임까지 만들게 했다.

이렇게 꾸준히 무언가를 이어가는 내가 언젠가는 분명 빛을 발할 거라 믿는다.


keyword
이전 21화엄마에서 원장으로, 때로는 다 내려놓고 싶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