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어긋나도 괜찮아

by 낑깡이

카페 문이 열리자 하늘이는 반사적으로 시계를 올려다봤다.
예약된 단체 손님이 들어올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연수와 하늘이는 오전부터 열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붙이고,
사전 주문받은 메뉴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준비를 마쳤다.


“자리 안내는 네가 맡고, 나는 음료 준비할게.”
연수의 말에 하늘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문도 미리 받았고, 인원도 확인했고, 그렇게 큰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 예상보다 많은 발걸음이 들어왔다.
하늘이는 당황했지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저희 예약 손님 맞으시죠?”


그중 한 분이 말했다.
“네, 어제 인원 조금 늘어서 열다섯 명 됐다고 전화드렸는데요. 혹시 자리 괜찮을까요?”

하늘이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전화받았던 기억이 났다.
메모하려다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깜빡했다는 것도 이제야 떠올랐다.
지금 세팅된 자리는 열 명. 의자도, 테이블도 모자랐다.


“아, 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바로 준비해 드릴게요.”

하늘이는 식은땀을 흘리며 창고에서 의자를 꺼내고, 테이블을 다시 맞췄다.
하지만 어설픈 손놀림에 물컵이 흔들리고, 냅킨은 바람에 흩어졌다.
홀은 어수선해졌고, 손님들 사이엔 작은 웅성거림이 퍼졌다.


소란스러워진 분위기에, 주방 안에서 연수가 고개를 내밀었다.
“하늘아, 무슨 일이야 괜찮아?”
하늘이는 애써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손은 여전히 바빴다.


그때, 사장님도 홀 쪽으로 나왔다.
오늘은 예약이 많은 날이라 사장님도 일찍부터 함께 있었다.


“왜 이렇게 어수선해? 다 세팅된 거 아니었어?”
하늘이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제가 어제 인원 추가 전화받았었는데, 깜박하고 메모를 안 해놨어요... 죄송해요.”

사장님은 잠시 상황을 보더니 조용히 말했다.
“괜찮아. 지금부터 잘 마무리하면 돼. 테이블은 연수랑 내가 맞출게.
넌 자리랑 물컵 챙겨줘.”


“주문은 제가 다시 확인할게요.”
연수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받았다.
하늘이는 숨을 고르며 빠르게 움직였고,
사장님과 연수는 부족한 테이블과 의자를 함께 맞추기 시작했다.

연수의 손길이 닿자, 흩어지던 냅킨이 자리를 잡듯, 하늘이의 마음도 조금씩 평정을 되찾아갔다.


사장님은 디저트 접시를 테이블에 놓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쪽에서 누락이 있었네요. 자리 준비가 늦어져서 불편하셨죠."


익숙한 목소리에 손님들 사이에 웃음이 퍼졌다.
“괜찮아요, 여기 자주 오는데 늘 잘해주시잖아요.”
“서비스까지 주시다니 오히려 더 감사하죠.”


하늘이는 그 말을 들으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실수는 분명 있었지만, 그 상황을 감싸주는 누군가가 있고,
손님들도 그 따뜻함을 받아들여주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
하늘이는 카운터 뒤에서 주방 정리를 마무리한 사장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오늘 정말 죄송합니다.”

사장님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 괜찮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그다음이야.”
그리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잘 넘겼어. 해결했으니 이제 마음 쓰지 않아도 돼.”


그 말을 들은 하늘이는 작게 웃었다.
조금 전까지의 긴장감은 서서히 풀려가고,
몸 안 어딘가에 따뜻한 기운이 자리 잡는 것 같았다.


바보 같은 실수로 모두를 실망시켰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지금, 이곳에 내 자리가 생긴 것 같았다.






이야기의 끝에 함께 머물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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