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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아당 Jul 29. 2024

강아지 똥 독백

(권정생 작가님의 동화 '강아지 똥' 속 강아지똥의 독백)

나는 내가 좋았어

누군가 내가 못생겼다고 말하기 전에는

참새가 날아가다 내 곁에 오더니

못생기고 더럽다는거야


내가 왜 못생기고 더럽냐

버럭 화를 내니

곁에 있던 흙덩이 조차

넌 더러워 넌 못생겼어 맞장구를 치네


봄이 되자 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내 곁을 지나 가다가

"얘들아 조심해. 더러워."

세 번이나 그 말을 들으니

나는 못생기고 더러운게 맞나봐


봄비가 내리는 날

내 곁의 민들레가 노란 꽃을 피웠어

넌 참 좋겠다 예뻐서

부러워 눈물이 날 지경이야


민들레가 활짝 웃으며 하는 말이

"고마워 강아지 똥

달달한 봄비와 따뜻한 햇살

그리고 너의 몸이 녹아서 나를 키운거지"


나는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피어났지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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