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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안 Sep 15. 2023

직장인은 퇴사를, 기혼자는 이혼을 가슴에 품고 산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사직서 하나쯤은 품고 산다는 말이 있다. 몇 년 전 한 매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 사직서를 제출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 순간 1위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대로 평가, 보상받지 못할 때’라고 한다.


기혼자도 마찬가지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이혼을 생각해 보았을 거다. 그 이유 역시 ‘내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거나, 결혼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 때’ 일 것이다.


그 마음을 실행에 옮길지 말지는 자기가 결정하면 된다. 어떤 쪽을 택하든 그 결과만 책임지면 아무 문제 될 것 없다. 하지만 직장인이든 기혼자든 그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책임감일 수도, 퇴사나 이혼을 하는 게 과연 정답일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일 수도, 뒷감당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이유가 어떻든, 고민하는 시간은 선택에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쪽으로 가는 것이 내 인생에 조금 더 나은 선택일지 저울질하면서, 본인의 직장 혹은 결혼생활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그 과정 없이 그냥 살아가기만 한다면 인생은 꼬여갈 뿐이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과, 시간을 갖고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또 생각하는 것과 글로 정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나는 나의 결혼생활에 대해 중간점검을 하고 싶었고, 그 방법으로 글쓰기를 택했다. 또 결혼한 어른들이 다들 책 한 권씩은 거뜬히 쓸 수 있다 하시던데, 진짜 가능한 일인지도 확인해보고 싶었다. 진짜 된다. 결혼한 덕분에 어설프게나마 책 한 권을 집필하게 되는 날이 왔다. 감회가 새롭다.


글을 쓰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처음 이 책을 계획하며 목차를 구성할 때까지만 해도 남편은 든든한 응원군이었다. 하지만 내용을 하나씩 채워갈 때마다 남편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남편은 본인도 꼭 책을 한 권 쓰겠다며 이를 갈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이 책의 부록을 쓰겠다며, 반드시 이 책 뒤에 같이 첨부해 달라고 한다. 나는 그 요구사항을 절대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메롱이다. 이 책은 이런 고난 속에서 피어난 꽃 같은 책이라 나에게 더 값지다.


한편으로 원고를 마무리하면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이 책의 내용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될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발간하는 용기를 내본다. 그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30대 중 한 명의 신혼일상을 담은 내용이니, 시간 나실 때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모든 독자가 들숨에 행복을 날숨에 평안을 얻길 진심으로 바란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우리 부부가 잘 살아가도록 묵묵히 응원해 준 양가 가족 모두에게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특히 이 책의 타겟이 되어준 남편에게 가장 고맙고 미안하다. 나 같은 여자와 사는 그대의 노고에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글쓴이 김지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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