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아빠가 되고야 말았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by 강승원
글 제목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사진이라 올려 보았음.


와이프의 뱃속에 아기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던 그날, 나는 묘한 기쁨과 기대가 생겨나는 것은 잠시, 내 통장에는 전 재산이 50만 원 밖에 없고 아직도 엄마 집에 얹혀서 살아가는 신세라는 사실에 좌절감이 몰려왔다. 그러고는 아직 낳지도 않은 아이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어 몇 시간이고 펑펑 울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 어릴 적부터 무시와 괄시를 받으며 기죽은 채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채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악착같이 돈을 벌고 일을 따내기 위해 노력했다.

싫어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무리한 부탁도 어지간해서는 다 들어줬으며 하기 싫은 일도 두 번 다시는 없을 기회처럼 최대한 완벽하게 끝내려 노력했다.

나의 예민함과 나태함 따위는 세준이의 불행의 씨앗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부유해졌다고는 말할 수는 없고 아예 돈 걱정을 하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는 잘 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지나치게 가난했던 시절을 회고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고 아들에게 가난의 서러움을 물려주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는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어느 날 세준이는 나중에 커서 나처럼은 안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을 잃어가며 다른 이들의 부양만을 위해 존재해 나가는 삶.."

그래서 "나부터 변해보자."라는 생각에 이런 취미, 저런 취미, 이런저런 새로운 도전도 해보았지만 그런 것들로는 사람이 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대체 어찌해야 좋을지..


누구의 아빠도, 남편도, 대표도, 감독도, 선생도 아닌 강승원이란 인간이라는 이유 만으로도 괜찮고 의미 있는 삶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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