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빠가 필요해

나에게도 아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필요하다.

by 이이구

나에게도 부모, 아버지가 필요하다.

아버지는 5년 정도 매주 주말마다 할머니집에 가셨다.

할머니의 치매 이후로는 금요일 저녁부터 할머니집에 가서 시간을 보내셨다.

그래서 1월에 떠난 대만여행은 오랜만에 아버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이야기를 하고 맥주를 한잔했다.

같이 tv를 보면서 쉬고 관광지를 돌아보았다.

나도 아버지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큰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래서 뭔가 일정이 있을 때 주말이라면 아버지가 신경 쓰시지 않도록 노력했다.

주말에 아버지의 도움이 있으면 편한 일들이 생기면 항상 어머니는 아들 좀 챙기라고 말을 하셨고 아버지는 자신의 시간을 더 갈아 넣으셨다.

그래서 최대한 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진심을 쏟을 수 있도록 나도 도왔던 거 같다.

하지만 이게 길어지다 보니 내 마음속에서도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빠가 필요한데…”



운전연습을 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옆에서 봐줄 사람이 있어야 했는데 내가 운전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에 아버지는 없었다.

평일에 아버지는 출근을 하셨고 주말에는 할머니에게 가셨다.

그래서 운전연습을 해야지 하는 말만 2년째 말로만 하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말을 꺼내기도 뭔가 힘들었다.

그것 말고도 집에 아버지가 필요한 일을 진행하는 건 무조건 평일이었다.

주말에 우리 집은 잠시 멈춰졌다고 할까 아버지라는 조각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리 집의 누구도 불평불만을 말하지는 않았다.


물론 지금도 아버지와 할머니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가 아버지와 보낼 수 있는 시간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모르는 것이다.

혹시 갑작스러운 어떤 일 때문에 이대로 아버지와의 주말을 영영 맞이할 수 없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는 그런 상황이 다가와도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버지와 보내는 평일아침과 저녁.

그러한 일상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아버지도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계시니까.

그래도 가끔은 아버지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나도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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