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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제 Oct 22. 2023

일본에서 제일 맛있었던 카이센동 츠지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가게가 내가 가보고 싶었던 가게였다.

축제가 많은 일본에서 새로운 축제에 방문해보는건 한달에 적어도 한두번씩은 있는 일이었다.

이번에도 새로운 축제를 찾아 가구라자카로 이동했다.

가구라자카에서 하는 축제를 간단하게 구경하고나니 배가 고파졌다.

오후 3시, 애매한 시간이었다.

구글맵을 켜서 가볼만한 식당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몇분정도 구글맵을 들여다 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식당이 없었다.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고 걸으면서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걷가보니 거리에 세워진 간판하나가 눈에 띄었다.

내가 좋아하는 카이센동을 팔고 있는 가게였다.

이곳에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구글맵에 가게를 검색해보았다.

꽤나 높은 평점의 가게.

오늘은 이곳에서 밥을 먹기로 결정하고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 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근데 입구가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지하로 내려가는 건가 하고 구글맵에 있는 위치정보를 봤는데 분명 1층이었다.


츠지한


2~3분 정도 헤매다가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자 구석에 있는 아주 작은 미닫이 문이 보였다.

설마 저기인가 하고 문을 열자 미로처럼 생긴 작은 복도가 나왔고 더욱 안으로 들어가보니 테이블이 보였다.

셰프님들과 마주보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카운터 형태의 가게였다.

카운터 자석은 10개 정도로 많지 않았다.


츠지한


두분의 셰프분들과 두명의 손님이 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끝자리에 앉자 메뉴판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우니, 연어, 게가 추가로 들어가있는 카이센동을 주문했고 음식을 기다렸다.


츠지한
츠지한


기다리는 도중에 먹는 법에 관한 안내판을 받을 수 있었다.

일본어와 영어로 되어있었는데 번역기를 사용해 간단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밥이 1/3정도 남았을때 도미다시를 부워서 먹을 수 있으니 밥이 1/3이 되었을 때 셰프에게 말을 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이때 생선회와 같이 먹으면 맛있으니 생선회를 한두점 정도 남겨두라는 내용도 눈에 보였다.


츠지한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동안 바로 앞에서 카이센동을 만드는 셰프님의 모습이 보이니까 가만히 조리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먼저 회 4점과 생강절임이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카이센동도 받을 수 있었다.

흔하게 알고 있는 카이센동처럼 회형태의 해산물들이 올라간게 아닌 다진형태의 해산물이 올라가있는 카이센동이었다.


츠지한


간장에 와사비를 풀고 덮밥에 부워서 한입 먹어보았다.

맛의 밸런스가 아주 좋은 것도 있었지만 이 카이센동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오이의 식감이었다.

조금 크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드는 오이의 크기였지만 딱 알맞은 크기였다.

오이의 특유의 맛이 강하지 않아 해산물의 맛을 헤치지 않았고 식감은 아주 잘 느껴지는 완벽한 크기였다.

덕분에 이 카이센동을 먹는 재미가 있었다.

우니와 이쿠라도 정말 신선해서 조금씩만 같이 먹어도 그 맛이 입안 전체에 골고루 퍼졌다.

처음에 나왔던 회를 한점 밥에 올려서 먹어보았다.

초밥과 재료는 비슷하지만 사뭇 느낌이 다른 밥과 회의 조합.

여러가지 해산물이 조화롭게 섞여있지만 느껴지는 맛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많은 해산물들이 섞여있는데도 그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게 느껴지는게 신기했다.

그렇게 밥이 1/3정도 남았을 때 셰프님에게 도미다시를 부탁했다.

이때 밥을 무료로 더 받을 수 있어서 나는 밥을 조금만 더 달라고 부탁드렸다.


츠지한


아까 먹는 법이 적혀져 있던 안내판에서 본거 처럼 회를 두점 남겨두었는데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도미다시를 부운 밥을 한숟갈 떠서 회를 한점 올려서 먹어보았다.

국밥의 느낌이 나면서도 회와 같이 먹어서 그런지 새로운 느낌이었다.

적당히 짭짤한 도미다시와 밥, 회 그리고 아삭아삭 씹는 식감이 좋은 오이까지.

그안에 섞여있는 여러 해산물들의 맛이 입안을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한그릇의 음식이었지만 코스요리를 먹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남은 밥알 하나까지 전부 비우고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가게에서 나왔을 때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맛있는 식사를 했기 때문에 가게를 기록해두려고 가게이름을 구글맵에 다시 한번 검색해보았다.

근데 내가 먹은 곳이 아닌 도쿄역쪽에 있는 가게가 검색되었다.

똑같은 이름의 가게 그리고 똑같은 메뉴의 사진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가게는 내가 먹어보고 싶어서 만들어둔 가고싶은 가게 목록에 저장되어있었다.

조금 의아해서 알아보니까 전국에 10개정도의 점포가 있는 카이센동 가게였다.

그리고 내가 예전부터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가게였다.

내가 저장을 해둔 곳은 도쿄점이었고 이곳은 가구라자카점이었다.

평소 점심,저녁시간이면 이곳도 줄을 서서 먹는 곳인데 애매한 시간인 오후 3시에 가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던거 같았다.


처음으로 방문해본 장소에서 우연하게 들어간 가게가 내가 가보고 싶어서 구글맵에서 찾아서 저장해 둔 가게였다.

맛있는 음식에 기분이 좋아졌는데 이런 소소한 우연과 행운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가히 맛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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