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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으로 이 꼬치들이 구워지는 걸 봐야겠어

눈으로 먹고 입으로 본 야키토리

by 이이구

유튜브 알고리즘에 보이는 야키토리들.

카운터 석에 앉아서 구워지는 야키토리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나는 괜찮아 보이는 가게를 찾아서 일을 마친 저녁, 가게에 방문해 보았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그 안으로 들어가면서 맡아지는 냄새가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가게 안은 생각보다 더 어두웠다.

넓지 않은 가게 안에 카운터석과 테이블석이 보였다.

자리를 안내받을 때 주방이 잘 보이는 카운터석으로 안내를 받고 싶었는데 딱 그런 자리에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가방을 짐칸에 넣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 바로 앞쪽에서 올라가는 연기와 타래소스의 냄새.

눈앞에서 구워지는 여러 야키토리들이 내 시선을 빼앗아갔다.

성의를 다해 야키토리를 굽는 셰프님의 모습이 보였다.

E24B496F-4A99-4DD0-AE3E-DD7A34166DD1_1_105_c.jpeg 메뉴판
3621D5EA-0F77-4428-B49A-28BAF5B9806F_1_105_c.jpeg 메뉴판

기대감에 부풀어 메뉴판을 둘러보았다.

어려운 단어는 핸드폰으로 번역을 하기 위해 번역기를 켰는데 지하라 그런지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읽어보면서 내가 아는 메뉴들과 궁금한 메뉴들을 랜덤으로 주문해 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사진이 있는 메뉴들이 많이 있어서 메뉴를 주문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래도 재미를 위해 가끔가다 어떤 종류의 꼬치인지알지 못하는 메뉴도 주문해 보았다.

03323444-E966-4624-A2EA-4591518580C7_1_105_c.jpeg 야키토리

그렇게 주문한 꼬치들이 하나 둘 내 앞으로 도착했다.

내 개인적인 취향 중 하나인 연골.

오독오독 씹히는 게 식감이 아주 좋았다.

간과 허벅지살은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간은 다른 가게들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담백했다.

허벅지 살은 정말 쫄깃하고 육즙이 가득 차있었다.

4F8D77CB-886A-4DB8-95C1-BAC9F66D313B_1_105_c.jpeg 야키토리


조금 놀라웠던 건 피망치즈.

야채 꼬치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피망치즈는 한 차원 더 특별했다.

피망과 치즈, 잘 상상이 가지 않는 조합이었지만 그 맛의 궁합이 굉장히 괜찮았다.

이번에 먹어본 야키토리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꼬치 3개 중 하나가 바로 이 피망치즈였다.

A76C97CE-994E-4F0A-9D56-321614ED9564_1_105_c.jpeg 사케


야키토리를 먹다 보니 역시 사케를 빼놓을 수가 없었다.

직원분의 추천을 받아 사케를 주문하고 추가 주문을 시작했다.


21B872FD-A590-44FA-9672-7FCB423B9961_1_105_c.jpeg 야키토리
F5FC3CC3-5EFD-45FC-936C-DA7BB8EC8164_1_105_c.jpeg 야키토리

야키토리의 기본 중의 기본인 네기마와 내가 사랑하는 닭 부위인 닭껍질.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꼬치인 꽈리고추까지.

닭껍질꼬치는 절대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소금으로 먹어도 타래소스로 먹어도 맛있는 닭껍질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꼬치인 꽈리고추꼬치.

이 알싸한 단맛이 정말 중독적이었다.

CD27DA8C-BD16-444C-8984-2D4F61DB39C7_1_105_c.jpeg 꼬치


그렇게 하나 둘 나오는 꼬치들을 먹으면서 있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핸드폰의 인터넷이 되지 않아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가만히 주방을 보고 있으면 주문했던 꼬치가 금방 금방 나와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주문을 받는 직원분과 셰프님께 그 주문을 전달해 셰프님이 곧바로 구워주시는 그 모습에서 열정이 느껴졌다.

구워지는 꼬치들을 보면 이번에 구워지는 게 내 꼬치일까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구워진 꼬치들이 하나 둘 나오는 그 순간순간이 너무 즐거웠다.

가만히 앉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주방을 보며 사케를 한 모금 입에 머금는 시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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