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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구 Oct 10. 2024

저의 봄은 이제 곧 끝나겠지만.

2024/07/24 07:00

우리 집의 기상시간은 7시다.

25년 넘게 이어져온 우리 집의 전통이다.

시간을 보니 일어나자마자 메모를 적었던 거 같다.

생일, 아침 7시 일어나자마자 적은 짧은 메모.


2024/07/24 07:00

만 25, 나의 봄이 끝나간다


100세 시대라는 단어가 나온 지도 벌써 10년이 넘은 거 같다.

학창 시절 때부터 들었으니 이제 꽤나 익숙한 단어다.

오죽하면 110세 시대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100세 시대라는 말을 기준으로 보면 만 25살은 봄의 끝자락이다.


인생을 사계절이라고 생각한다면 25년씩 나누어지는 계절들이 있다.

만 25살 내 봄의 마지막 날이었다.


인생의 1/4.

나의 봄을 돌이켜보았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전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분명 행복하고 슬프고 후회하고 기대했다.

여러 감정들을 마주했다.

머릿속에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작은 집에서 4인 가족이 오순도순 살았던 나의 첫 번째 기억.

이사를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다시 이사를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던 초등학생 시절.

어둡고 부정적이었던 나의 중, 고등학생시절.


성인이 되기 전 그 시절은 분명 즐거웠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고통스럽고 답답했던 순간들의 비중이 더 컸던 거 같다.

외적으로는 행복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문드러져 있었다.

그래도 그 시간들을 잘 지나왔다.

과거가 나를 만들었기에 지금 돌아보면 힘들었던 순간들도 추억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나에게는 그 시절이 겨울이 끝나고 새싹들이 돋아나는 초봄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성인이 되고 점점 행복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 늘어났다.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받는 순간들.

몇 년간 꽤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느낄 정도였으니 나의 봄에도 분명 꽃이 만개하는 날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나의 봄의 끝자락, 이제 내가 좋아하는 여름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었다.


당신은 지금 어느 계절을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 계절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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